일본 파나소닉이 전기차 수요 부진 여파로 오는 2030년 북미 지역 전기차 보급률 전망치를 기존 50%에서 30%로 낮췄다. 이에 따라 '북미 중심' 사업 전략도 '북미·일본 이중 지역 중심'으로 전환했다.
파나소닉이 최근 공개한 중장기 추진 전략 자료에 따르면 2031 회계연도(2030년) 기준 북미 전기차 보급률 전망치는 30%다. 회사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 자료를 인용, 당초 50%보다 20%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나고 있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풀이된다. 파나소닉의 2030년 북미 전기차 보급률 전망치는 중국(68%)·유럽(60%)보다 낮은 수준이다. 회사는 “차량용 배터리 시장은 상당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면서도 “약간의 둔화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북미 시장 수요 정체로 2030 회계연도까지 전기차 배터리 매출을 3조엔(약 26조3000억원) 이상으로 3배 늘리고, 생산 능력을 200기가와트시(GWh)로 4배 확장하겠다는 기존 목표도 수정했다. 2가지 목표는 유효하지만, 기한을 설정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타다노부 가즈오 파나소닉 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숫자에 집착하기보다는 상당한 이익과 일정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삼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일본에서의 배터리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북미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일본 시장 공략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일본 오사카 스미노 공장에 현지 수요 대응을 위한 공급 기반을 구축하고, 미국 네바다주와 캔자스주 1·2공장은 생산 능력 개선과 자동화 라인 설치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건설 계획을 철회한 바 있는 미국 3공장 구축은 확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4680(지름 46㎜·높이 80㎜) 원통형 배터리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국내 기준 올해 3분기 말에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재확인했다. 앞서 파나소닉은 지난달에 이같은 양산 일정을 공개한 바 있다. 8월부터 양산에 돌입하는 LG에너지솔루션보다는 다소 느려 양사 제조 경쟁이 주목된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