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첫 발을 내밀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전고체 배터리 생산을 위한 파일럿 라인 구축을 시작했다. 파일럿 라인은 본격 양산에 앞선 시험 생산 시설로, 회사는 필요 설비를 발주냈다.
파일럿 라인이 구축되면 이를 기반으로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하고 고객사 평가 등을 통해 양산에 돌입한다. 파일럿 라인 구축은 제품 상용화와 대량 생산을 위한 핵심 관문인 셈이다.
SK온은 2025년까지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2029년 상용화 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본격적인 실행에 나섰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기존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다. 발화나 폭발 위험이 없어 안전성이 우수한 것이 최대 장점이다. 배터리 무게와 부피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 한계를 뛰어넘을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전해질 종류에 따라 고분자계·산화물계·황화물계 등으로 나뉜다. 각 소재별로 이온전도도와 대기 안정성이 상충 관계에 있다. SK온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기본 개발 방향으로 하면서도 이온전도도와 대기 안정성을 모두 갖춘 소재 개발을 목표로 고분자계·산화물 복합계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미국 전고체 배터리 기업 솔리드파워에 3000만달러(약 413억원)를 투자하며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협업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솔리드파워와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하고 회사가 보유한 전고체 배터리 셀 설계 및 파일럿 라인 공정 관련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단국대 신소재공학과 연구팀과 리튬이온전도도를 기존보다 70% 개선한 산화물계 고체전해질을 공동개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SK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은 국내 배터리 중 두 번째로 시도되는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도 내년 파일럿 라인 구축을 목표로 장비 구매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상용화 및 양산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