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원 구성을 놓고 여야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여야 합의 없이 상임위위원장 11명을 단독 표결한 것에 국민의힘은 의사 일정 보이콧은 물론 우원식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곧바로 상임위 가동 절차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11일 약 2시간에 걸쳐 의원총회을 가졌으나 특별한 대응책을 내놓진 못했다. 상임위 등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할지 등에 대해 추가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또 나머지 7개 상임위 배분 협상 문제 등을 비롯해 향후 국회 운영 관련 기조를 논의하기 위해 당분간 매일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우리가 굉장히 결연하게 강하게 맞서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인식을 같이했다. 앞으로 이런 의총을 매일 진행하기로 했다”며 “최종적인 것은 의총을 좀 더 해서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국회 의안과에 여야 합의 없는 본회의 소집에 협조한 우원식 국회의장의 사퇴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결의안에서 “우 의장의 헌정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반민주주의적, 반의회주의적 행태와 중립의무 위반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회법 제10조에서 정한 국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으로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오는 13일 추가로 국회 본회의를 열어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7개 상임위원장 후보도 내정했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선출을 모두 마치면 24일부터 이틀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26일부터 사흘간 대정부질문을 통해 정부를 상대로 각종 현안을 질의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달 임시국회 회기 내 △채해병특검법 △방송 3법 △민생회복지원법 △전세사기특별법 등 당론으로 정한 법안을 속도감있게 처리하겠다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상임위원회를 즉시 가동해 현안을 살피고 필요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첫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12일 오후에는 법제사법위원회 첫 회의를 소집, 본격적인 입법 속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에 전혀 동참할 뜻이 없음을 재차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 폭거에 의해 선출한 상임위원장을 인정하기 어렵고, 오늘 민주당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하거나 통보하는 그런 의사일정에 전혀 동참하거나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국민의힘의 보이콧이 집권 여당으로서 내세울 카드가 아니라는 지적도 일고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국회 의사 일정에 참여해봤자 큰 의미가 없는 구조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집권 여당으로서 국회 일정에 장기간 불참하는 것 역시 정치적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