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스트(DGIST·총장 이건우)는 김태완 학제학과 융합전공 교수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 뇌에 이식한 줄기세포가 이식 후 사멸하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임상 적용이 가능한 세포 생존율 향상법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난치성 파킨슨 환자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연구로 평가받는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세포가 사멸해 생기는 질병이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줄기세포로부터 만든 새로운 도파민 신경세포를 환자의 뇌에 이식하는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지만 도파민 전구세포 이식의 안전성 문제와 이식한 세포가 대부분 사멸하는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순수 도파민 신경세포의 안정적 이식 방법으로 세포 치료의 안전성을 극대화하고, 나아가 이식한 세포가 사멸하는 원인을 규명했다. '체내 유전자 조작 스크린 방법' 등을 이용해 'TNF(종양 괴사 인자)-NFκB-p53' 신호전달 체계가 이식한 세포의 사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370개의 항체를 이용한 항체 스크린을 통해 순수한 도파민 신경세포를 분리해 내는 항체를 발견했다. 더 나아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약물인 TNF 억제제를 이용해 안전성을 극대화한 순수 도파민 신경세포의 이식·생존율을 높였고, 동물실험을 통해 파킨슨병으로 이상행동(한 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행동)을 보이는 실험 쥐가 정상적인 행동으로 회복하는 것을 입증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 적용 가능한 도파민 전구세포를 제작했고, 현재 미국에서 12명의 파킨슨 환자가 세포 치료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완 교수는 “파킨슨병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 시 이식 후 사멸하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이로부터 순수 도파민 신경세포의 이식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임상 적용 가능한 방법을 발견했다”며 “향후 해당 기술을 통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성 뇌 질환에 대한 세포 치료제 개발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DGIST 김태완 교수(제1저자, 공동 교신저자), 미국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의 Lorenz Studer 교수(공동 교신저자), 구소연 박사(공동 제1저자, Weill Cornell Medicine 박사과정 졸업)가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셀(Cell)'에 지난 11일 온라인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