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원 규모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방산업체 지정 작업이 시작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사업자를 단수 또는 복수로 지정하느냐에 따라 KDDX 사업에 도전하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희비가 갈린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방위사업청 등 유관기관과 함께 KDDX 방산업체 지정을 위한 사전협의에 돌입했다. 방산 절차는 방산물자 지정-방산업체 지정-사업추진방식 결정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지난 3월 방사청은 KDDX를 방산물자로 지정했다. 방산물자 지정은 무기체계로 분류된 물자의 안정적인 조달과 엄격한 품질보증을 위한 절차다.
방산물자 지정 이후 KDDX 사업을 수행 역량을 갖춘 방산업체를 지정하게 된다. 방산업체 지정을 위해서는 사전협의를 시작으로 타당성 검토, 생산능력판단 기준서 작성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현장 실사도 진행한다.
통상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방산업체 지정을 신청하지만 기본설계를 수행하지 않은 업체도 방산업체 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이에 KDDX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과 개념설계를 수행한 한화오션이 이달 중순 경 산업부에 방산업체 지정을 신청했다.
산업부는 방사청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단수 혹은 복수의 방산업체를 지정할 수 있다. 산업부는 방산업체의 단수, 복수 지정이 KDDX 수주전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수의계약 혹은 경쟁입찰 등을 결정하는 사업추진방식, 업체 결정 등은 방사청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산업부의 방산업체 지정을 KDDX 수주전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방산업체 지정은 특정 업체가 해당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하는 절차다. 즉 방산업체로 지정되지 못하면 사업 수행 능력이 없다고 판단된 것으로, 방사청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산업부가 방산업체를 단수로 지정할 경우 HD현대중공업이 수의계약 대상자가 된다.
복수로 지정할 경우 방사청의 사업추진방식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 방사청에서 수의계약을 택할 경우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이 KDDX를 수주하게 된다. 경쟁입찰을 진행할 경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중 승리자가 결정된다.
KDDX 방산업체 지정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방산업체 지정 신청 접수 후 최대 6개월 안에 방산업체를 지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5월 중순 경 접수를 받았고 현재 사전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업체의 생산 능력, 인원 등 기준에 부합한지 확인한 후 실사도 진행한다. 이후 방사청, 국방기술품질연구원 등과 협의해서 방산업체를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 방선업체 지정 신청 이후 4개월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유관기관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빠른 피드백이 있다면 시간이 단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