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양영환·김홍윤 씨, 최만수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허창녕 씨, 정우익 한밭대 창의융합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3D 에어로졸(aerosol) 나노 프린팅으로 빛의 편광과 진행 방향을 센싱하는 메타물질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금속의 3차원 구조를 활용한 3차원 메타물질은 일종의 안테나처럼 빛을 수집하거나 방출하며 빛과 물질 간 상호작용을 극대화해 기존 광학 기기의 한계를 넘어설 혁신적인 기술로 알려져 있다.
현재 설계와 제조가 비교적 간단한 2차원 금속 구조 중심으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2차원 구조는 고정된 평면 내에서만 작용하기 때문에 메타표면이 가지는 광학적 특성을 다양화·최적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2차원을 넘어 3차원으로 금속 나노구조를 만들면 빛이 반응할 수 있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하나의 나노구조로 구현할 수 있다. 이러한 3차원 금속 나노구조는 다양한 광 특성을 하나의 메타물질에 집약하여 다기능성 광센서를 제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전기장을 제어해 공기 중에 떠 있는 금속 나노 에어로졸로 원하는 형태의 3차원 나노구조물을 병렬 방식으로 대량 생산하는 '3D 에어로졸 나노 프린팅 기술'을 사용했다. 이 기술로 일반적인 온도와 압력 조건에서 금속 나노 에어로졸을 정밀하게 배치하고, 조립해 '파이(π)' 형태를 가진 3D 금속 나노구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의 3차원 금속 나노구조는 '국소 표면 플라즈몬 공명'과 '연속체 내 준결합 상태'라고 정의되는 두 가지의 독특한 광학적 현상을 동시에 보였다. '국소 표면 플라즈몬 공명(LSPR)'은 금속구조물 표면에서 자유전자가 빛과 상호작용해 자유전자의 진동이 특정 빛의 전자기파와 공명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연속체 내 준속박 상태(q-BIC)'는 빛이 수직으로 입사하는 등, 잘 정의된 상태에서는 빛이 구조체와 반응을 적게 하지만, 특정한 조건(빛을 기울여서 입사)에서는 특이한 모양의 에너지 공간이 형성돼 그 안에서 빛이 구조체에 속박된 상태로 보이는 상태다.
이들은 공명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센서의 민감도를 높여 고성능 광 센싱을 가능하게 하는데, 두 가지 요소가 각각 연구된 경우는 많았지만 이처럼 한 구조에서 이중적인 광학적 특성이 나타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이어 파이형 금속 나노구조와 기존 푸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기를 결합해 빛의 편광과 입사 각도를 동시에 감지해 정확하게 빛의 분포를 분석하는 '개구수 감지 편광 측정기' 기술도 구현했다. 빛을 효율적으로 수집해 빛의 편광과 진행 방향을 상세하게 파악하고, 기존 연구보다 더 정확한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광학 필터링, 초민감형 바이오 센싱, 환경 모니터링 등 여러 분야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포스코 홀딩스 N.EX.T Impact 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나노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나노(ACS Nano)'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