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요샛 발사 1주년의 의미

이재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
이재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

한국천문연구원은 지난 해 5월 누리호 3차 발사에 '도요샛'이라고 불리는 나노위성 4기를 실어 발사했다.

비록 10㎏의 작은 위성이지만 도요샛은 지난 1년 동안 우리나라 우주개발 역사에 작지 않은 흔적을 남겼다.

우선 나노급 위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편대비행에 성공하면서 초소형 위성 활용 영역을 넓혔다. 추력기를 활용해 위성 간 거리와 형태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기술은 광역 감시체계, 우주통신망 구축, 우주 탐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성이 높다.

1년 동안 도요샛이 잘 운용된 것 자체만으로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큐브위성은 개발 비용은 저렴하지만, 수명이 짧기 때문에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오해를 많이 받아 왔다.

도요샛은 이런 인식에 전환을 가져왔다. 위성을 만드는 기술 수준에 따라 위성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여기서 경제성을 찾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무엇보다 도요샛의 고유 임무인 우주날씨 관측 성과가 기대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금 도요샛 연구진은 지난 5월에 발생한 역대급 우주폭풍 관측자료를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도요샛과 같은 모험적인 위성으로 이런 거대 우주폭풍을 관측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관측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여러 편 논문이 나오면 도요샛은 주어진 임무를 완수한 우리나라 최초의 큐브위성군이 된다.

도요샛을 통해 얻은 교훈도 작지 않다. 지난 1년 동안 도요샛을 운용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는데, 저비용으로 개발된 큐브위성의 한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큐브위성의 시작을 되짚어 보면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기보다는 일단 발사해 운용해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이익이라는 사고의 전환에서 시작됐다.

도요샛은 새삼 이런 큐브위성의 기본을 일깨워 주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우주임무를 수행해야 하는지 힌트를 주고 있다.

세 번의 실패, 그리고 이를 발판 삼아 네 번의 시도 만에 성공한 스페이스X의 스타십이 좋은 예일 것이다.

이제 우리는 도요샛 후속 임무를 꿈꾼다. 도요샛은 단지 4개 위성으로 우주날씨를 관측하려고 했다. 물론 이 정도도 아직 해본 사람이 없으니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음에는 수십 개의 위성을 발사해 글로벌 우주날씨 변화를 동시에 관측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보다 많은 수의 큐브위성과 보다 정밀한 편대 비행 기술을 통해 보다 넓은 지역의 우주날씨를 입체적으로 관측하자는 것이다.

스타링크와 같은 수천, 수만대 위성망을 구축하기 위해 일단 큐브위성 수십개로 지구를 감시할 수 있는 위성망을 구축해 보면 어떨까? 그리고 이런 위성망 구축에 국제 협력을 해보면 어떨까?

기술이 부족한 국가에는 기술을 이전해 주고 선진국과는 협력을 강화하는 발판으로 삼으면 좋겠다.

아직 도요샛 임무가 종료된 것도 아닌데 상상의 나래는 이미 우주로 가 있다. 기술혁신에 대한 영감은 미항공우주국(NASA)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주의 가치다.

우리도 우주에서 보이지 않는 중요한 가치를 많이 찾았으면 좋겠다.

이재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 jjlee@kas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