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규태 삼성메디슨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성장 변곡점'에서의 '고객가치'를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는 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경영 철학을 제시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규태 삼성메디슨 대표는 최근 전 임직원에게 사내 메일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취임 첫 메시지를 전달했다.
유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약속된 고객과 미팅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오느라 인사가 늦었다”면서 “삼성메디슨 대표이사를 맡게 돼 기쁨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자신이 처음 삼성에 몸을 담게 된 삼성종합기술원 시절부터 삼성메디슨으로 옮겨와 쌓았던 경험, 인연 등을 거론하며 개인적 소회도 짧게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경영방침을 '고객가치'에 두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 만족과 회사 성장을 함께 실현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현재 의료기기 사업 방향은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치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성장 변곡점에 서 있는 상황에서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인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가 취임 첫 메시지로 '고객가치'를 강조한 것은 의료기기 시장도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맞춤형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음파 기기 시장 역시 AI를 활용해 병변을 알려주고 진행 예측까지 제시하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고객 수요 기반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의미에서 유 대표는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들고 고객에게 알리는 것이 아닌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연구개발(R&D)부터 생산, 판매 등 사업 전 과정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지난달 21일 삼성메디슨 수장으로 깜짝 발탁된 유 대표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을 거쳐 2013년부터 삼성메디슨에 몸 담았다. 삼성전자 의료기기 전략마케팅팀장 겸 삼성메디슨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을 맡으면서 삼성 의료기기 마케팅·영업을 총괄해 글로벌 초음파영상진단 기기 시장에 뿌리내리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유 대표는 대표이사 취임과 동시에 인도네시아와 프랑스를 돌면서 현장 행보를 시작했다. 특히 프랑스에선 최근 인수한 AI 기업 소니오 경영진을 만나 협업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오는 삼성메디슨이 단행한 첫 글로벌 대형 인수합병(M&A) 사례로, 초음파기기에 탑재할 다양한 AI 솔루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 대표는 오랜 기간 영업 부문에 몸을 담아 왔지만 종기원 출신인 만큼 개발 영역에 대한 인사이트도 갖고 있다”면서 “지난해 삼성메디슨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이를 넘어서는 한편 AI를 활용한 미래 비전 제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