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등장 이후 소비자 만족도는 높아졌지만 금리 인하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가 추가 인가 가능성을 열어놓은 4인터넷전문은행은 정교한 비대면 대출 신용평가 모델 구축과 자본확충 기반이 중요하다는 금융당국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개최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후 고객 만족도는 높아졌으나 금리 경감 효과는 미흡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소비자 편의성' 개선에서 확실한 효과를 보였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시중은행도 디지털 전환에 투자했지만, 소비자들은 인뱅 진입이 은행 모바일앱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리 경감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인뱅 영업 초기(2017~2019년)에는 시중은행 대비 평균 예금 금리가 높았으나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2023년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예금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낮고, 대출 금리는 높았다는 것이다.
산업 경쟁 유발 효과도 크지 않았다. 시장 집중도를 판단하는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는 예금·대출 시장 모두 1200대 선에서 횡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 HHI 지수는 1000~1000대에서 1300대까지 증가했다. 씬파일러 신용공급 개선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2022년 이후 은행산업 경쟁이 강화된 것은 인뱅 도입보다는 기준금리 인상 및 다양한 은행권 경쟁 촉진 정책 영향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서 비대면 대출 신용평가 모델 정교함과 자본확충 기반을 중요하게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인터넷은행에 신규 진입하려는 이들이 소상공인 특화, 소상공인을 타깃 고객으로 할 것이라 했는데 기존 인터넷은행 3사도 신용평가모델 구축이나 비대면을 통한 개인사업자 대출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은 '씬파일러'에 속하는데 기존 인터넷은행 3사도 개인사업자 대출은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또 경기에 민감한 개인사업자 연체율도 올라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평가 실제 구현 가능성과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심사 제약을 넘을 수 있는 정교한 모델 구축이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분한 자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 과장은 “신용평가 모델이 정확하게 구현되고 작동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이 기간 동안 연체율 상승, 자산증가에 맞춰 충분히 자본력이나 경영 건전성 관리 능력이 이뤄질 수 있는지도 새로운 진입자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기존 인터넷은행 3사 모두 예상치 못한 자본확충을 몇 번 했다. 제때 자본확충이 못돼서 자산 증가에 상당히 애로가 있었다”면서 “초창기 자본 조달도 중요하지만 영업을 해나가면서 계속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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