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 자체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이차전지 소재 신사업 속도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에서 네번째)이 지난 4월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쿠칭에 위치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마트팩토리를 방문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에서 네번째)이 지난 4월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쿠칭에 위치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마트팩토리를 방문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이차전지 동박 제조업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의왕연구소 내에 자체적으로 배터리 셀을 제조할 수 있는 시험 생산라인 구축에 나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최근 국내 이차전지 장비사들에 배터리 셀 제조를 위한 장비를 발주했다. 코터, 타발기, 웰딩기, 실링기 등 파우치형 배터리 셀을 만드는데 필요한 설비 일체를 주문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의왕연구소에 구축된 드라이룸 내에 오는 9월 말까지 관련 장비 설치를 완료하고 시운전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차전지 소재 업체가 배터리 생산라인을 직접 구축하는 것은 개발 시간을 단축하거나 신소재 등 품목 다변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신소재 개발을 위해 고객사에 의뢰, 샘플을 적용한 셀을 시험 생산하고 완제품 특성을 시험해야하기 때문에 절차가 번거롭고 개발 기간도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자체적으로 배터리 셀을 제작할 수 있게 되면 소재 검증 기간을 줄이고 빠르게 최적의 물성을 도출하는데 유리하다.

배터리 셀 시험제조 설비 구축으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추진하는 차세대 배터리 소재 신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라인이 들어서는 의왕연구소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 거점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국내 동박 업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해 출범한 회사다. 회사는 출범 이후 기존 주력인 동박 사업 외에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실리콘 음극재,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등 차세대 배터리 소재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익산 2공장에 15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인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생산을 위한 파일럿 설비를 착공했다. 또 실리콘 복합 음극활물질 연구개발을 위해 지난해 7월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기업 엔와이어즈에 79억원의 지분투자를 진행했으며, 10월에는 한국자동차연구원과 고 에너지밀도 LFP 양극활물질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구축 예정 설비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소재를 실제 배터리에 적용해 물성과 품질을 평가하기 위한 랩 장비”라면서 “개발되는 차세대 배터리 소재에 대한 내부평가 용도로 차세대 배터리 소재 사업이 실제 실행 단계로 들어서 차질없이 진행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