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방문을 통해 리튬과 몰리브덴을 비롯한 핵심광물 공급망을 강화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초격차를 위한 모멘텀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5박7일간의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16일 새벽 귀국했다.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어진 이번 순방에서 우리 기술력과 이들 나라 핵심광물을 결합한 'K-실크로드' 전략을 다졌다. 중앙아시아는 리튬, 몰리브덴과 텅스텐 같은 이차전지와 반도체 등에 쓰이는 핵심소재가 풍부한 지역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리튬을 예로 들면서 “현지에서 탐사와 개발, 정련과 제련, 배터리 산업까지 연결되는 (공급망이) 연결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파트너십(협력문서)도 잇따라 체결했다. 우리 기업이 현지 광물 탐사부터 개발과 활용에 우선권을 부여받은게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경제성이 확인되는 경우 우리 기업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즈베키스탄과는 산업과 교통, 금융, 핵심광물, 에너지, 개발협력, 농업, 문화 분야 등 총 47건의 협력문서(MOU)를 체결했다. 현대로템이 우리 기술력으로 개발한 고속철 KTX-이음 42량을 최초로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했다. 시속 250㎞급 고속철로 약 2700억원 규모다
카자흐스탄과는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MOU'를 비롯해 총 37건 협력문서를 체결했다. 특히 올해 제1호 원전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현지 국민투표에서 사업 진행이 결정되면 우리 기업 참여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8건 협력문서를 체결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투르크메니스탄 가스공사·화학공사와 각각 체결한 '갈키니쉬 가스전 4차 탈황설비 기본합의서'와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 정상화 2단계 협력합의서'가 주목된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갈키니쉬 가스전 4차 탈황설비 사업과 키얀리 플랜트 정상화 사업, 요소·암모니아 비료공장 사업을 더해 약 60억 달러 규모의 수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이번 국빈방문을 통해 다져진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내년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회의에는 순방 3개국에 더해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5개국이 참여한다. 현대 외교사에서 아프리카와 태평양도서국, 중앙아시아 모든 지역을 상대로 다자회의를 주최한 나라는 미국과 중국 단 두 나라뿐이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