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울트라 광열치료 기술 개발…의료기기 핸드피스로 제작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이건우)은 장진호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팀이 기존 광열 치료 기술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울트라 광열 치료(ULTRA-PTT)'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빛을 이용한 광 치료 기술은 선택적으로 원하는 병변을 개선하거나 파괴할 수 있어 피부 타이트닝, 레이저 문신 제거, 레이저 암 치료 등을 위해 임상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빛이 생체조직 내로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광 산란으로 빛이 침투할 수 있는 깊이가 제한된다.

장진호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오른쪽) 연구팀이 고성능 광열 치료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장진호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오른쪽) 연구팀이 고성능 광열 치료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빛 침투 깊이는 레이저 파장에 비례하기 때문에 임상에서는 근적외선(800~1000㎚) 대역의 레이저로 광 침투 깊이를 증가시켜 치료를 위해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신체 치료를 위해 조사한 근적외선 대역의 레이저는 수분이 많은 물질에 에너지 흡수율이 높다. 인체는 약 60%가 물로 구성되어 있어 표피 등에 에너지가 다량 흡수될 수 있으며 이는 화상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각 질병 치료에 최적화된 파장을 이용할 수 없기에 치료 횟수가 늘어나고 비용이 증가한다.

그동안 연구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근적외선 파장의 레이저를 잘 흡수하는 고성능 광열제 개발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광 산란 자체를 줄이는 방법에 관한 연구는 미미했다. 연구팀은 광 산란 자체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2017년부터 초음파에 의해 생체조직 내에 생성되는 공기방울을 이용해 광 투과 깊이 한계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했다.

그 결과, 초음파에 의해 일시적으로 만들어진 공기방울 층을 활용해 광 산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초음파 조직 투명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공초점 형광 현미경에 적용해 기존 대비 6배 이상의 영상 깊이를 확보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2022년 '네이처 포토닉스' 저널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장진호 교수가 개발한 기술의 원리와 핸드피스.
장진호 교수가 개발한 기술의 원리와 핸드피스.

그리고 후속 연구를 통해 '초음파 조직 투명화' 기술을 광열 치료에 적용한 이른바 'ULTRA-PTT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의료용 기구인 핸드피스를 제작했다. 'ULTRA-PTT 핸드피스'는 상용화를 고려해 사용자가 쉽게 잡을 수 있는 본체, 초음파를 조사해 조직 내 공기 방울 생성 및 유지하는 초음파 생성부, 도넛 모양으로 본체에 부착되어 가운데 구멍을 통해 치료 부위에 빛을 전달하는 레이저 조사부, 초음파를 생체조직에 전달하는 매질이 포함된 하우징부 등 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쥐 모델을 활용한 임상 결과 암의 부피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고, 8일 후 완전히 소멸함을 확인했다. 또 조직학 분석을 통해 초음파 에너지에 의해 생성된 공기방울이 생체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으며 공기방울 생성 전의 조직 특성으로 돌아감을 확인하여 인체에 무해함을 입증했다.

장진호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ULTRA-PTT 핸드피스'는 동물 실험을 통해 뛰어난 치료 성능을 보이고, 조직학 분석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해 국내 개발 원천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우수한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원천기술인 '초음파 조직 투명화' 기술을 기반으로 GIST 고등광기술연구소 김혜민 선임연구원이 참여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광학 분야의 저명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어드벤스드 옵티컬 머티리얼즈'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