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약물 전달 효과를 높이고 최적 약물 전달체 발굴에도 기여할 수 있는 생체 환경 모사 '장기칩' 기술을 개발했다.
박태은·권태준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이하 박 교수팀)은 쥐의 생체 세포를 배양해 혈액-뇌 장벽을 재현한 장기칩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치료 약물 투과율을 높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약물치료 효과를 높이려면 장기나 혈관 등 생체 환경에 최적화된 약물 전달 기술이 필요하다.
박 교수팀은 인체 장기의 생리적 특징을 더 정확하게 표출하는 세포 기반 파지 디스플레이 스크리닝 방법을 적용해 장기칩을 만들었다.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이 장기칩은 기존 트랜스웰 모델보다 훨씬 뛰어난 뇌혈관 투과 효율을 나타냈다. 생체 환경에 더 근접한 모사로 인해 장기칩 내부 혈액이 혈관 벽을 따라 이동할 때 실체 마찰력과 유사한 전단응력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혈관 표면에 있는 당질층 구조와 기능을 더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었다.
박 교수팀은 이 장기칩으로 기존보다 더 유효한 약물 전달 펩타이드(단백질)를 발굴하는 데도 성공했다. 장기칩 기술을 응용하면 간, 신장, 폐 등 다양한 장기에 특화된 표적치료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태은 교수는 “생체 환경을 밀접하게 모방한 장기칩 기술이 표적 기능을 가진 약물 전달체 발견에 강력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약물 전달 시스템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의미있는 연구 성과”라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