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대형은행 등 12개 금융기관이 국내 조선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총 15조원을 공급한다. 9개 은행과 무역보험공사(무보)는 중형 조선사를 대상으로 RG(선수금환급보증)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K조선 수출금융 지원 협약식'을 열고 이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이날 협약에는 △5대 시중은행(국민·하나·신한·우리·농협은행) 행장, △3개 지방은행(경남·광주·부산은행)△4개 정책금융기관(산업은행·기업은행·무역보험공사·수출입은행) △3개 조선사(HD현대중공업, 대한조선, 케이조선)가 참여했다.
9개 은행(5대 시중은행, 3개 지방은행, 기업은행)은 기(旣)수주한 선박 RG 발급기한에 맞춰 각각 약 3000만불, 총 2억6000만달러 규모 RG 9건을 지원한다. 무보는 중형 조선사 RG 특례보증 비율을 85%에서 95%로 확대해 은행 보증 부담을 기존 15%에서 5%로 낮춘다.
산업은행은 중형 조선사가 기수주한 선박들에 2억6000만달러 RG를 발급한다. 향후 수주 계약 건도 선박 인도 일정에 따라 1억6000만달러 RG를 발급할 예정이다.
시중·지방은행이 함께 중형 조선사 RG 발급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5대 시중은행은 과거 조선업 침체로 인한 대규모 RG 손실 이후 11년만에 중형 조선사 RG 발급을 재개했다. 이날 신한은행은 대한조선이 벨기에 선사로부터 수주한 원유운반선 1척(수주액 8700만달러)에 대해 1호 RG를 발급했다.
시중은행, 정책금융기관이 의기투합한 것은 치열한 글로벌 조선 1위 경쟁에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국내 조선산업은 대형사 중심으로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을 대량 수주하고, 4년치 이상 일감을 확보하는 등 호조다. 선박수출도 올해 5월까지 총 104억달러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수주 호황에 따라 조선사는 선박 건조 계약에 필수인 RG 공급 확대가 필요했다. RG는 통상 발주처(선주)는 조선사에 선박 건조대금 40%를 선수금으로 지급하며, 조선사 선박 적기 인도 실패에 대비해 금융기관 선수금 환급 보증을 요구하는 제도다.
김광호 대한조선 대표는 “이번 정책지원으로 기계약 선박 RG 발급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고 특히 3척 신규 수주계약(CUSD 2억6400만달러)을 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수주-건조-수출 전(全)주기에 걸쳐 민관이 원팀으로 총력 지원하고 'K조선 초격차 기술 로드맵'을 7월 중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