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때 음성비서 서비스 선두주자였던 아마존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전쟁에서 사실상 '꼴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구글 등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거나 생성형 AI 기술을 자사 서비스에 빠르게 통합하면서 시장 대응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더버지, 포춘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시도와 음성비서 서비스인 '알렉사'에 자체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하려는 노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마존의 이러한 상황은 애플이 지난 10일 연례 '2024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자사 음성비서 '시리(Siri)'에 오픈AI의 챗GPT 기능을 결합한다고 발표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앞서 아마존은 지난해 말 차세대 알렉사를 시연하고 미국에서 조만간 제한된 프리뷰를 선보이겠다고 약속했지만 8개월이 지나도록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존의 LLM 출시가 늦어지는 주요 원인으로는 고품질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 부족이 꼽힌다.
구글처럼 검색엔진을 보유했거나 메타처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운영하지 않아 데이터 수집·훈련이 어렵다는 것이다.
아마존의 기술적·전략적 선택이 늦어진 것과 관료화된 조직 문화도 문제로 지적됐다.
알렉사가 연결하는 스마트 홈 장치, 서비스와 LLM 통합이 예상보다 어렵고, 엔터테인먼트나 뮤직 등 특정 사업부서에 맞게 LLM을 미세조정하는 방법에서도 서로 이견이 나온다는 것이다.
또 아마존은 지난 3월 오픈AI의 최대 경쟁자인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40억달러(약 5조 5000억원)를 투자했지만, 개인정보보호 등 문제로 앤스로픽 LLM인 '클로드(Claude)'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전폭적 투자를 시작해, 현재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와 AI 비서 '코파일럿' 등에 챗GPT 등 최신 AI 모델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자사 비서 브랜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사실상 없애고 '제미나이'로 AI 모델 통합하면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은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생성형 AI 대응에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오픈AI와 협력으로 생태계 전반에 생성형 AI 기술을 통합하는 다음 단계에 접어들었다.
메타는 2022년 말 자사 '책임 있는 AI'팀을 해체, 상당수 인원을 생성형 AI 개발팀에 통합했다. 아울러 자사 인스타그램, 왓츠앱과 메신저에 AI 도구 내장을 위한 개발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해외 전문가들은 “알렉사, 시리 등 AI 음성비서와 스마트홈 장치,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결합은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며 “결국 누가 더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지에 승패가 달렸다”고 전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
김명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