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북미 현지형 소형 전기차를 내년부터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다.
기아는 북미형 소형 전기차를 개발, 내년 하반기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양산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연내 북미형 프로토타입 모델을 완성해 테스트를 시작한다. 양산 시점은 내년 말로 검토하고 있다.
앞서 기아는 2016년 9월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을 설립했다. 연간 40만대 규모 공장은 그동안 K3와 프라이드 등 소형차급 내연기관차를 생산했다. 몬테레이 공장의 북미형 소형 전기차 연간 생산 목표는 11만대다.
몬테레이 공장 생산분은 북미 전역으로 수출하는 전략이 유력하다. 기아가 멕시코 공장을 소형 전기차의 북미 생산 거점으로 선택한 것은 IRA 등 갈수록 강화되는 북미 무역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서다.
미국·캐나다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한 멕시코에 공장을 지어 북미에 자동차를 수출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멕시코가 미국·캐나다보다 인건비가 낮다는 것도 강점이다.
현지에서 생산할 소형 전기차는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보급형 전기차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할 핵심 모델이다. 멕시코 공장 생산 시 차량 단가를 낮추면서 북미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미형 소형 전기차의 스펙이나 가격은 미정이나, 현지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기아가 멕시코 생산 목표를 상향해 잡은 것도 보조금을 받아 현지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제너럴모터스(GM)와 BMW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도 무역 규제 대응과 인건비 절감을 위해 멕시코 내 전기차 생산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각종 무역 규제로 북미 역내 생산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멕시코에 전기차 투자를 집행하는 글로벌 완성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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