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공급하는 로봇 'LG 클로이'에 구독모델 도입을 추진한다. 개인 사용자 중심의 가전구독 서비스를 B2B로 확장, 일반 식당 등 개인사업자의 초기 도입 부담을 줄여 클로이 로봇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LG전자는 생활가전에 적용한 가전구독 서비스를 로봇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공급 가격대와 구독서비스 모델 등 구체 내용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LG전자가 가전구독 서비스를 B2B 로봇으로 확대하는 것은 렌탈 중심으로 형성된 로봇 시장에서 LG전자만의 독자적인 구독서비스로 차별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렌탈 서비스는 제품과 기간에 따른 요금 모델이 다양하지 않다는 평을 받아왔다. 선택 모델에 따라서는 일정 기간 사용 이후에도 제품 소유권이 사용자에게 귀속되지 않아 지속적으로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LG전자 구독서비스는 일정기간 구독 이후에는 제품 소유권을 사용자가 갖는다. 구독기간 부품 교체 등 사후서비스(AS)나 전문가의 정기 관리 서비스를 무상 지원하는 것도 장점이다.
개인사업자나 법인이 로봇 구독모델에 가입하면 일정기간이 지난 이후 소유권을 갖게 돼 운용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게 핵심이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소형가전을 시작으로 초기 도입비용 부담이 높은 대형가전까지 구독서비스를 확대· 적용한 결과, 정수기와 비데에 머물렀던 렌탈 개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월 현재 총 21가지 제품에서 300개 이상 구독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 실적도 지속 성장해 지난해 962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가전구독 사업에서 3456억원 매출을 확보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성적을 냈다. LG전자에 따르면 4월 기준 베스트샵 대형가전 구매 고객 중 구독서비스를 선택한 비중은 34.5%에 달한다.
저가 중국산 로봇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는 것도 B2B 시장으로 구독모델 확산을 추진한 배경으로 해석된다.
중국산 서빙로봇의 대당 가격은 LG 클로이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추정된다.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직접 구매나 렌탈 시장에서 모두 중국산 로봇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특히 식당·카페 등 가격에 민감하고 인건비 부담으로 서빙용 로봇 수요가 치솟은 개인사업자 시장이 저렴한 로봇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로봇산업협회가 홍석준 의원실에 제출한 국내외 서빙로봇 시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국내에 보급된 서빙로봇 중 중국산 비중은 53.4%(1672대), 국산은 46.6%(1461대)였다.
정식 시장분석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로봇 업계는 지난해 국내 서빙로봇이 1만대 규모를 넘어섰다고 본다. 중국산 점유율은 2022년 대비 크게 증가한 약 70~80%로 추산한다.
LG전자가 로봇을 시장으로 B2B 시장에 구독모델을 얼마나 빠르게 확산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렌탈시장에 노트북, 음향기기, 소형부터 대형에 이르는 생활가전 등 대부분의 품목이 공급되고 있는 만큼 자체 구독서비스로 확대 적용할 여지가 크다.
LG전자 관계자는 “로봇 구독서비스 도입과 구체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