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대표의 대통령 선거 출마 시 1년 전 사퇴해야 한다는 조항의 예외를 규정하는 내용의 당헌개정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는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행사 한 뒤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은 1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당헌 개정의 핵심은 당대표·최고위원의 대통령 선거 출마 시 사퇴 시한을 규정했던 조항에 예외를 두는 내용이다. 기존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대선 1년 전까지 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기존 내용에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당무위 의결을 거쳐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이는 이 대표의 당대표 연임 도전에 대한 빗장을 푼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가 올해 초만 해도 당대표 연임 시 실익이 적다는 이유로 전당대회 불출마를 고심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기존 조항을 유지했을 경우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대선 도전을 위해서는 적어도 대선 1년 전인 2026년 3월에 사퇴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당헌 개정으로 이 대표는 2026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까지 공천권을 행사한 뒤 2027년 3월 대선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당내에서는 이번 당헌 개정이 이른바 '조기 대선'을 대비한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조항에 예외를 규정하지 않을 경우 윤 대통령이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대선이 치러지면 연임한 상태의 이 대표는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 탓이다.
이 대표는 이르면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출범 직전인 이달 말 당대표 연임에 대한 결단을 내린 뒤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 대표는 일찌감치 차기 지도부에서 자신과 호흡을 맞출 최고위원 후보를 물색하는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친명(친 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진용을 꾸릴 가능성이 크다. 친명계 재선 의원급 중에서는 호남 출신 민형배 의원이, 3선 이상의 중진 중에서는 전현희(3선)·김민석(4선)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중앙위에서 △민주당 귀책사유로 재·보궐선거 발생 시 무공천 규정 폐지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재적의원 투표 80%, 권리당원 투표 20%' 합산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 자동 정지 규정 폐지 등을 의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