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커머스(C커머스) 업체들이 고속 성장을 이어가며 한국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통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 중심의 유통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5년간(2018~2023년) 글로벌 e커머스 시장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글로벌 e커머스 시장은 지난 2018년 2조9000억 달러에서 지난해 5조8000억 달러로 5년 만에 두 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C커머스 빅3(알리바바·핀둬둬·징동닷컴)의 최근 5년 간 매출액 성장률(CAGR)은 연 평균 41.0%에 달했다. 글로벌 평균 대비 2.8배 높은 수치다. 테무 운영사인 핀둬둬가 연 평균 성장률 79%로 가장 높았고 알리바바가 26%, 징동닷컴이 18%로 뒤를 이었다.
C커머스 3사는 글로벌 e커머스 5대 기업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글로벌 e커머스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아마존이 1위에 올랐고 징동닷컴·알리바바·핀둬둬가 각각 2~4위를 차지했다. 국내 e커머스 1위 쿠팡은 5위에 랭크됐다.
한경협은 C커머스의 국내 사업 확대로 한국 e커머스 시장이 큰 변화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국내 소비자의 C커머스 구매액은 3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이후 한국 최대 직구 국가였던 미국은 1조9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중국에 처음으로 역전됐다.
국내 e커머스 시장 내 C커머스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830만명으로 쿠팡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테무 또한 797만명으로 3위 11번가에 3만명 모자른 4위다. 한국 사업을 본격 확장한 지 1년여 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고속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한경협은 C커머스 플랫폼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규제 중심의 유통 정책 개선 △소비자 보호 강화 △국내 중소 유통·제조사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특히 한경협은 유통산업발전법을 경쟁력 강화 중심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는 유통산업발전법으로 인해 월 2회 공휴일 의무 휴업, 영업시간 제한(새벽배송 제한) 등의 규제를 받고 있다. 또 해외 플랫폼의 소비자 보호 의무 이행 현황 점검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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