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향후 물가가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며 하반기 중에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5%를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물가 목표에 수렴하기까지는 불확실성이 남은 만큼 주요국 대비 높은 한국의 생활비 수준을 낮출 수 있는 구조개선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물가 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향후 물가는 최근 국제물가와 농산물 가격 둔화를 감안할 때 지난 5월 전망과 부합하는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생활비 수준은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부연했다. 통화정책 변경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중 3.3%에서 올해 상반기 중 2.9%로 낮아졌다. 2~3월 중 3%를 웃도는 수준으로 높아졌지만 4월 들어 농산물가격 오름세가 다소 둔화하면서 5월 들어 2.7%로 낮아졌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하반기 상승률 3.0%에서 올해 상반기 중 2.4%로 크게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낮아진 것은 석유류를 제외한 공업제품 가격, 서비스 물가 등이 둔화한데 따른 것이다. 반면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은 물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근원인플레이율도 같은 기간 2.8%에서 2.2%로 낮아지는 등 기조적 물가 지표도 하향 안정흐름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추세적으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둔화 흐름 등을 감안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경로대로 완만한 둔화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중에는 2.5%를 밑도는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둔화를 전망하면서도 한국의 높은 물가 수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에비해 높은 생활비 수준은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 “이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생활비 수준을 낮추기위해서는 어떠한 구조개선이 필요한지 고민해 볼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초 5.0%에서 올해 5월 2.7%까지 낮아졌지만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지나치게 높은 물가 수준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 때문이라는 것이 한국은행 시각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목표 기자간담회와 함께 '우리나라 물가수준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참고 자료로 내놓으면서 현재의 높은 물가수준을 해결하기 위한 구조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에서는 우선 과도하게 높은 필수소비재의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생산성 제고, 공급채널 다양화, 유통구조 개선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