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정치 후보자 속출…“비용 효율적” vs“잘못된 정보 우려”

AI 스티브 선거운동 웹사이트 캡처
AI 스티브 선거운동 웹사이트 캡처

세계 곳곳에서 선거가 열려 '슈퍼선거의 해'로 불리는 올해 인공지능(AI) 챗봇·AI 아바타가 선거 후보로 전면 등장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선거 비용을 낮춰 비용 효율적이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도 나오는 등 AI 선거가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빅터 밀러가 본인과 AI 챗봇 '가상 통합 시민(VIC·Virtual Integrated Citizen)' 관련 서류를 미국 와이오밍 주 샤이엔 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선거 당국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AI 챗봇 VIC는 밀러를 대신해 유권자에게 정책을 설명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밀러는 “챗봇이 똑똑해질수록 많은 편견을 떨쳐버리고 더 많은 지능과 더 적은 편견을 갖게 된다”면서 “순수한 데이터 기반 분석을 통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AI 아바타 챗봇을 선거에 활용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스티브 앤다콧은 최근 자신의 모습을 한 AI 아바타 'AI 스티브'를 영국 남부 해안 도시 브라이턴 파빌리온 선거구 무소속 후보로 등록했다.

'뉴럴 보이스'라는 AI업체의 회장인 앤다콧은 “이번 선거에 내가 아니라 AI 스티브가 출마한 것”이라면서 “이 지역구의 사상 첫 AI 하원의원이 될 것”이라고 홍보한다.

이어 앤다콧은 “AI 스티브가 자신의 목소리와 아바타를 사용해 유권자의 질문에 답할 것”이라며 “내달 4일 당선되면 AI 스티브를 대신해 의회에 출석하고 챗봇으로 만들어진 정책에 기반해 의정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AI를 선거에 활용하는 것은 비용을 줄이고 주목받기 쉽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거운동 기간에 필요한 유세차 렌트비, 공보물 인쇄비, 현수막 설치비, 언론 광고비 등 후보자 한 명이 쓰는 돈만 수천만원인 것으로 알려진다.

정치인을 대신하는 AI 챗봇 등을 활용하면 이들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로 모든 시민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AI 챗봇 등이 선거에 활용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영국의 경우 현행법상 AI는 선거에 출마할 수 없고 '18세 이상의 시민'만 후보자가 될 수 있다.

미국도 비슷하다.

척 그레이 와이오밍 주 국무장관은 “법은 AI가 어떤 공직에도 출마할 자격이 없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하고 있다”며 “AI 봇은 자격을 갖춘 선거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다만 “와이오밍 주 당국이 VIC가 투표용지에 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AI 챗봇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환각도 주요 문제로 지적된다.

조쉬 로슨 미국 아스펜 연구소 AI 및 민주주의 책임자는 “AI는 중요한 순간에 유권자를 조작하는 데 사용될 위험 또한 존재한다”고 말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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