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도지사는 18일 “데이터센터부터 양계장까지 생활 전 영역에 그린수소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지사는 이날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간담회를 갖고 제주도의 그린수소 사업·활용 계획을 설명했다.
제주도는 지난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그린수소 생산 기술 개발 실증'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됐다. 제주시 구좌읍에 3㎿ 규모 청정수소 실증 플랜트를 구축했고 향후 동복리(12.5MW)와 또 다른 지역(30MW)에서 그린수소 실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면 제주도는 아시아 최대규모의 그린수소 생산기지가 된다. 2030년 기준 그린수소 생산량은 3800톤으로 이를 수소 혼·전소 발전에 활용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미 그린수소 활용에 나섰다. 그린수소 생산 실증에 성공한 지난해 8월, 수소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2030년까지 수소 버스를 300대까지 늘리고 수소트램을 도입, 시내 교통난을 해소한다는 복안이다. 또 5500세대 규모 화북2지구를 '친환경 그린수소 에너지시티'로 조성한다는 그림을 그렸다.
오 지사는 “(그린수소)계획이 차차 확대될 것”이라며 “예를 들어, 농업 분야에선 감귤, 양계 등 분야에서 사용하는 전력도 그린수소로 공급할 계획으로 RE100 감귤·달걀이 생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지사는 그린수소가 제주도가 안고 있는 재생에너지 발전제약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꼽았다.
그는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발전량 기준 20%에 육박한다”라며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면서 날씨가 좋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오히려 발전기를 꺼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생에너지의 발전제약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에너지 저장장치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린수소로 이 문제에 접근했다”고 덧붙였다.
그린수소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는 배경으로는 주민의 높은 수용성을 들었다.
오 도지사는 “실증단지와 수소 충전소 등을 조성할 때마다 주민투표, 총회를 거쳤고 반대가 없었다”라면서 “해외 전문가들도 제주도민의 높은 수용성에 놀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제주도가 바로 우리나라 에너지의 미래상”이라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출력제어 문제는 물론이고 송전측면에서도 다양한 시사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도는 산업부와 공동으로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2024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에는 독일과 노르웨이, 덴마크,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과 아시아 주한대사, 나미비아 정부 등 10개국에 26개 기관과 34개 기업, 9개 대학이 참여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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