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열풍 속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잠잠하다. 일각에서 하반기 3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41.63포인트(0.77%) 상승한 5473.23으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역시 164.14P(0.95%) 오른 1만7857.02로 거래를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S&P500은 이날 올해 30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 역시 0.49% 상승하면서 3대 지수 모두 강세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이어지는 주식 시장 강세 속에 월가에서도 목표 주가를 연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골드만삭스는 5200에서 5600으로, 투자자문사인 에버코어ISI는 4750에서 6000으로 전망치를 상향했다. 시티그룹도 5100에서 5600으로 전망치를 높였다. 이날 S&P500 종가인 5473.23은 이미 연초 글로벌 투자은행(IB)이 관측한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JP모건 정도만이 연말 목표 주가를 4200으로 잡으며 월가 주요 투자기관 가운데 중 가장 낮은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AI를 필두로 한 대형 기술주의 가치가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게 월가가 전망치를 연이어 상향하는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예상보다 견조한 경제 상황,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통화정책 전환 전망 등이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다.
이처럼 글로벌 증시가 연일 불기둥을 찍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국내 증시는 잠잠하다. 미국 증시와 크게 상황이 다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연초의 기대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연고점을 돌파했던 지난 3월 안팎으로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말에는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상승 폭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여전히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들어 3100선을 노려볼 수 있다는 낙관론이 이어진다. 특히 2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시점이 현 주가 수준을 돌파할 계기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김병원 NH투자증권 이사는 “올 1분기 기업들의 호실적이 나타났는데 2분기에는 더 좋은 모멘텀으로 2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시점이 코스피가 현 박스권을 뚫을 시점”이라면서 “하반기 코스피 변곡점은 일 평균 수출 금액이 피크아웃하는 3분기 말, 9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도 코스피는 간밤의 훈풍을 크게 타진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72% 상승한 2763.92에 거래를 마쳤다. 그나마 기술주인 SK하이닉스가 전일 대비 5.16% 상승한 23만45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하며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18% 상승한 7만9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