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e커머스 계열사 지마켓·SSG닷컴 경영진을 대대적으로 교체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승진 이후 두 번째 쇄신 인사다. 경영진 교체와 조직 개편, 미래 전략 수정 등을 통해 온라인 사업 재도약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신세계그룹은 지마켓·SSG닷컴 신임 대표로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과 최훈학 SSG닷컴 영업본부장을 각각 선임했다고 19일 밝혔다. 전항일 지마켓 대표와 이인영 SSG닷컴 대표 등 기존 임원들은 2선으로 물러나 자문 역할을 맡는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 경영 성과가 저조한 최고경영자(CEO), 임원진에 대해 수시로 평가하는 '신상필벌' 인사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인사는 지난 4월 교체된 신세계건설에 이어 두 번째 쇄신 인사다. 연이은 적자와 기업공개(IPO) 연기 등 저조한 성과를 낸 e커머스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칼을 빼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쇄신을 위해 외부 인력을 적극 수혈했다. 정형권 지마켓 신임 대표(부사장)는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겸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지냈다. 골드만삭스, 크레딧스위스 등에서 근무했고 쿠팡에서 재무 임원을 역임한 바 있다. 투자, e커머스, 핀테크 업계를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연간 흑자 전환을 이루는 한편 균형감 있는 성장 토대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는다.
SSG닷컴 신임 대표에는 최훈학 전무가 내정됐다. 지난 2000년 신세계로 입사한 최 신임 대표는 이마트 마케팅 담당, SSG닷컴 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정통 '신세계맨'이다. 신세계그룹은 그로서리·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영업 본부장을 맡아온 최훈학 전무가 대표를 겸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핵심 임원 교체와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지마켓은 기존 PX본부를 PX(Product experience)본부와 테크(Tech)본부로 분리한다. 개발자 조직인 테크 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둬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을 견인할 기술 분야 역량을 강화한다. 최고제품책임자(CPO)에 해당하는 PX본부장에는 네이버 출신 김정우 상무를 영입했다. 신입 테크 본부장은 쿠팡 출신의 오참 상무를 영입했다.
SSG닷컴은 기존 4개 본부(D·I, 영업, 마케팅, 지원) 체제를 2개 본부(D·I, 영업)로 줄였다. 마케팅 본부는 영업 본부로 통합했으며 지원 본부 부서는 대표 직속으로 둔다. D·I(데이터·인프라) 본부장에는 이마트 디지털전환(DT) 총괄을 맡고 있던 안종훈 상무가 자리를 옮겼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리더십 개편을 시작으로 e커머스 혁신에 다시 고삐를 당길 방침이다. 플랫폼 물류 시스템 정비에 이어 주요 핵심 임원을 동시에 교체하는 '완전한 변화'를 통해 온라인 사업 재도약에 시동을 걸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 재도약을 위한 혁신 드라이브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유통 기업인 신세계가 시장 선도자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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