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설치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인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로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급성장하는 유럽 ESS 시장을 놓고 중국과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를 적용해 가격 경쟁력도 높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19일(현지시간)부터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유럽 2024'에 참가해 처음으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한 주택용 ESS '엔블럭 E'를 전시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행사에서 주택용 ESS 신규 브랜드 '엔블럭'을 최초 공개했다.
엔블럭 E는 모듈식으로 간편하게 팩을 끼워넣어 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대 5개의 팩을 장착해 15.5kWh까지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발전소나 송배전망 등에 설치되는 전력망용 중대형 ESS 제품으로 고용량 LFP 롱셀 'JF2 셀'을 탑재한 신제품 '뉴 모듈라이즈드 솔루션'도 첫 공개됐다. 모듈형 컨테이너 타입 제품으로 용도에 맞게 용량을 구성하면 제품이 모두 조립돼 전달된다.
데이터 센터, 통신 시설 등에 비상 전력을 제공하는 무정전전원장치(UPS)용으로는 기존 납축 배터리 대신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해 높은 에너지 효율과 긴 수명을 확보했다.
삼성SDI는 SBB(Samsung Battery Box) 신제품으로 용량과 안전성이 강화된 'SBB 1.5'를 첫 공개했다. SBB는 20피트 컨테이너에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한 제품으로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SBB 1.5는 내부 공간 효율화로 더 많은 배터리를 적재해 5.26MWh 용량을 구현했으며, 컨테이너 단위 에너지밀도가 기존 대비 37% 가량 향상됐다. 또 모듈내장형 직분사(EDI) 기술을 적용해 안전도 강화했다. SBB 내부 화재가 발생할 경우 해당 셀을 포함한 전체 모듈에 소화약제가 분사되면서 화재 확산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삼성SDI는 2026년부터 전력용 ESS 배터리 라인업에 LFP 배터리를 추가해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와 '투트랙'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또 UPS용 고출력 셀을 공급해 인공지능(AI) 가속화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에도 대응한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초격차 기술로 구현한 SBB 신제품 등 다양한 라인업 출시와 AI 시대 가속화에 따른 신규 시장을 적극 개척해 글로벌 ESS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전기차 배터리 시장으로 ESS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유럽 ESS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7GWh에서 2030년까지 76.6GWh로 약 6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유럽은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고 환경 규제도 선진화돼 ESS 수요가 큰 시장”이라며 “유럽 및 글로벌 ESS 시장을 선도할 핵심 전략과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2회째를 맞은 인터배터리 유럽은 한국배터리산업협회와 코엑스, 코트라가 개최하는 행사로 유럽 최대 에너지 전시회 '더 스마터 E 유럽'과 연계해 열린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외에도 에코프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78개 배터리 기업이 참가해 전년보다 규모가 약 10% 확대됐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