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도 시행되면서 일반고에서 수시로 지역인재전형 준비하려고 하는데 입시 정보가 없어서 막막합니다. 일단 공부만 계속 시키는데 이게 맞는 건가요?” (예비 고1 학부모)
“제가 고3이 되는 시점에 고교학점제가 적용되는데, 전 과목 수행평가 포함해서 몇 점 이상 넘지 못하면 졸업이 어렵다고 합니다. 정시를 준비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예비 고3 수험생)
내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를 앞두고 현장에서 교사는 물론이고 수험생과 학부모 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 지역 A중등 교사는 “고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설명해주긴 하지만 정확한 개념이 나오지 않았고, 지도 방향도 불확실하다”며 “이 때문에 정확한 설명은 어렵고, '고교 진학 시 시행한다' 수준으로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교 B교사는 “고교학점제 담당 교사는 커리큘럼이나 수업 자료를 제작하는 문제, 학생 관리 등 여러 가지 따지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 많다”며 “그런데도 교육부에서는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 없이 무조건 하라는 입장이라 현장에서는 힘들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대학의 무전공 확대, 자사고 존치와 내신 5등급 체계 변화로 고교학점제가 충돌하면서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고교에서 진학지도를 하는 C교사는 “고교학점제 취지가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배우고 싶은 과목을 주도적으로 선택하라는 것인데 대학에 가니 무전공을 하라고 하게 되는 것”이라며 “고등학교는 대입을 따라가면서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목명도 바뀌고, 내신도 바뀌고, 수능도 바뀌는 데다 고교학점제까지 시작되면서 엄청 난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가 내년”이라며 “학교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 교육청은 일제히 고교학점제 컨설팅과 설명회 등을 열면서 고교학점제 이해와 정착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경북교육청은 최근 중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연수를 개최했다. 고교학점제와 2022개정교육과정, 2028학년도 대입제도에 관해 설명했다. 경북교육청은 포항, 구미, 안동 등 경북 지역 내 권역별 설명회를 연달아 진행했다.
부산시교육청도 고1 학부모를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설명회를 열었다. 학부모의 고교학점제에 대한 이해와 학생의 과목 선택을 돕는다는 취지다. 고교 교사가 직접 △고교학점제와 고등학교 교육과정 △과목 선택 안내와 학생 사례 △대입과 연계한 과목 선택 등을 주제로 설명회를 운영했다.
울산교육청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울산고교학점제 메타센터'를 구축하고 학부모, 학생 등에게 고교학점제를 설명한다. 고교학점제 관련 교육 영상과 운영안내서 등의 자료를 전시한다. 울산시교육청 측은 “실감형 가상공간 체험을 통해 학생의 진로에 맞는 학업 설계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