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송영민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이 에메랄드 제비꼬리나비 날개를 모방한 단순한 구조의 초박막 재귀반사 플랫폼을 활용해 관측 방향에 따라 변화하는 다중이미지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비동축 조건에서만 무지갯빛 특성을 갖는 생체모방 재귀반사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저조도 환경 등 까다로운 조건에서도 가시성 높은 인식 기능을 가진 생체모방 센서 및 디스플레이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재귀반사란 빛이 어느 방향에서 어느 각도로 들어오더라도 빛을 내는 방향으로 빛을 반사하는 특성으로, 교통안전 표지판과 야간 안전장비 제작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벌새·딱정벌레·일부 나비는 무늬와 색상을 통해 효과적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특히 에메랄드 제비꼬리나비의 날개는 여러 겹의 큐티클과 공기가 오목한 구조로 배열돼 선명한 재귀반사 색상 유도가 가능하다. 이러한 에메랄드 제비꼬리나비의 날개 구조를 모방하기 위해 기존 연구들은 포토닉 크리스탈과 마이크로 반구 배열이 결합돼 있는 광학 구조 시스템을 주로 사용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제조 과정이 매우 복잡하며, 능동적이고 선명한 색상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효과적인 재귀반사와 함께 선명한 색상 변화를 구현하려면 세심한 구조 디자인과 섬세한 빛-물질 상호작용에 대한 구조적 색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 단위의 구면 내, 외부의 굴절률 차이로 인한 전반사에 기반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지만 비동축 조건에서만 무지갯빛 특성을 가지며 정확한 패터닝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한 형태인 필름형 금속 층에 다공성 층을 추가해 선명한 무지갯빛 색상을 갖는 재귀반사 플랫폼을 구현했다. 마이크로 오목 구조의 곡률에 의해 점진적인 다공성을 갖는 구조가 증착되며 이로 인한 유효 굴절률 차이는 재귀반사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동축 및 비동축을 포함한 다양한 조명 및 관측 조건에서 선명한 무지갯빛 색상을 갖는다.
연구팀은 박막 증착 방법을 활용해 색을 구현하기 때문에 넓은 확장성을 가지며 다양한 패턴을 구현했다. 다공성 매질 층의 패턴을 서로 다른 각도에서 증착함으로써 관측 방향에 따라 변화하는 패턴을 가지는 양방향 디스플레이 구현에 성공했다.
실제 응용 분야에서 범용성을 높이기 위해 색 구현 층의 광학 특성을 사용 목적에 맞게 디자인할 수 있다. 향상된 가시성을 가지는 수소 센서 및 동적인 색상 변화로의 응용도 가능하다.
송영민 교수는 “기존 생체모방 재귀반사 플랫폼에서 갖는 구조적 복잡성을 극복하고, 다양한 조건에서 선명한 무지갯빛 색상을 보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무엇보다 다중이미지를 가지는 양방향 디스플레이에서 나아가 픽셀화된 색상 조정이 가능한 재귀반사 디스플레이로의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다기능적인 생체모방 센서 및 디스플레이 분야에 널리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송 교수가 지도하고 고주환 박사후연구원과 여지은 석박통합과정생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사업, 미래기술연구실사업, 세종과학펠로우십, GIST-MIT AI융합 국제협력사업, GIST GRI사업 및 International Technology Center Indo-Pacific(ITC IPAC)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생물리학 분야 상위 2.1% 저널인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온라인에 게재됐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