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이효민 화학공학과 교수·통합과정 김형정 씨, 정성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마이크로미터(㎛) 규모로 패턴화된 탄성중합체 위에 부분적으로 하이드로젤 패턴을 잉크젯 프린팅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투명도를 유지할 수 있는 테이프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안경부터 현미경, 태양전지를 포함한 광학 장치에는 빛을 흡수하거나 전달하는 등 빛을 제어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투명 기판들이 사용된다. 우수한 광학적 특성을 갖추려면 기판의 투명함을 유지해야 하지만, 때때로 표면에 김이 서리고, 오염되거나 기계적 변형이 일어나 기판이 불투명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폴리디메틸실록산(PDMS)이라는 고무 재질의 탄성중합체를 사용해 투명한 기판을 보호할 수 있는 다기능성 테이프를 개발했다. PDMS는 실리콘을 기반으로 한 고분자 물질로 매우 유연하면서 투명한 소재다. 연구팀은 PDMS를 사용해 일체형 마이크로 기둥 구조를 만든 후, 잉크젯 프린팅 기술로 기둥 구조 사이에 하이드로젤 패턴을 삽입한 테이프를 제작했다.
연구팀이 만든 테이프는 돌기처럼 표면에 솟은 여러 기둥으로 인해 초발수성을 띠어 표면에 오염 물질이 부착하기 어려우며, 오염 물질이 묻더라도 물로 쉽게 제거할 수 있다. eH 잉크젯 프린팅 기술로 만든 하이드로젤 패턴은 이와 반대로 물 분자를 흡수할 수 있어 습윤 환경에서도 김이 서리는 현상을 방지하고, 기판 투명도를 유지하도록 도왔다.
아울러 연구팀의 테이프는 기저층의 유연한 성질로 인해 별도의 접착제 없이 다양한 기판에 탈부착할 수 있으며, 반복적으로 늘이고 오랜 시간 물에 노출되어도 우수한 기계적 안정성을 유지했다. 테이프 하나로 기존의 투명 기판이 갖고 있던 여러 문제를 한 번에 해결했다.
이효민 교수는 “광학 기판은 표면에 김이 쉽게 서리고, 오염 물질로 인해 기판의 투명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연구팀이 만든 초발수성, 김 서림 방지 테이프를 사용하면 극환 환경에서도 투명도를 유지할 수 있어 자율주행 자동차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광학용 센서 제작에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초연구실지원사업과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바이오산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