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이사 3명을 동시에 교체하며 변화의 신호탄을 쐈다. 기존 사업의 안정적 운영에서 계열사 시너지, 신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한화그룹 오너 3세이자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 김동선 부사장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김형조 대표를 제외한 이사진 3명을 모두 교체했다. 사내이사를 맡고 있던 김경수 에스테이트부문장, 이지성 운영부문장과 감사 김우석 ㈜한화 재무실장은 지난달을 끝으로 사임했다.
새로운 이사진에는 조준형 재무실장, 최석진 미래전략실장, 배준연 한화갤러리아 영업본부장 등 70년대생 3인방이 합류했다. 조준형 실장은 그룹 내 재무·회계 라인을 두루 거친 재무통이다. 지난해 용퇴한 서정표 전 경영지원실장의 후임으로 합류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살림을 맡고 있다.
최석진 실장과 배준연 본부장의 경우 김동선 부사장과 인연이 깊은 인물로 평가된다. 최 실장이 이끄는 미래전략실은 전략 부문 직속으로 미래 사업 방향을 설계하는 조직이다. 현재 전략 부문장인 김 부사장도 과거 미래전략실장을 역임한 바 있다. 최 실장은 지난 2022년 설립된 마장 개발 자회사 '한화넥스트' 대표도 겸임하고 있다.
감사를 맡은 배준연 본부장은 김 부사장이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한화갤러리아 인사다. 과거 김 부사장이 한화갤러리아에서 신사업전략실장을 맡았을 당시 관계 조직인 전략기획실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같은 변화는 경영 능력 시험대에 오른 김 부사장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김 부사장은 승계 구도를 굳힌 유통·호텔 부문에서 신사업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외식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에프지코리아)를 시작으로 비노갤러리아, 한화넥스트, 스텔라 푸드테크 등 그가 2년 새 설립·인수를 주도한 자회사만 7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이사진 교체를 시작으로 신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그룹의 제주 애월 복합관광단지 개발 사업에 앞장서있으며 설악 복합단지 또한 설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규모 투자가 예고된 만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된 조준형 재무실장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다.
계열사 시너지 창출에도 박차를 가한다. 김 부사장은 유통·외식·호텔·로봇·건설 등 자신이 속한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적극적이다. 실제로 외식 자회사 한화푸드테크의 이종승 대표는 한화로보틱스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배준연 본부장 또한 유통·호텔 사업을 두루 살피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등기 이사 임원 변동을 결정했다”라며 “회사의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더욱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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