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알뜰폰 유심(USIM)칩 관리에 일부 사각지대가 발생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객에게 부여한 유심칩 일련번호가 이미 제 3자에게 개통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B알뜰폰 고객은 국민은행 영업점에서 유심칩을 받아와 알뜰폰을 재개통하는 과정에서 '이미 해당 유심으로 회선이 개통됐다'는 오류 메시지를 받았다.
영업점을 재방문해 사유를 묻자, 다른 고객이 임의로 고객의 유심 일련번호를 기입해 개통했기 때문에 새롭게 유심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다시 받아온 유심칩 일련번호 역시 똑같은 증상을 보였다.
이 같은 문제가 생긴 것은 영업점에서 발급한 유심의 일련번호 8자리 중 7자리가 모두 동일했기 때문이다. 먼저 유심을 받아간 고객이 잘못된 일련번호를 입력했음에도 개통이 문제없이 진행되자, 다음 고객이 정상적으로 일련번호를 입력해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경우 문제가 생긴 유심은 폐기하거나 리셋 처리를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용자가 알뜰폰 셀프 개통 시 잘못된 유심번호를 입력하면 개통에 오류가 발생하지만, 존재하는 미개통 유심의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개통이 가능하다. 이 같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알뜰폰 업체들은 오프라인 영업점 배부 과정에서 비슷한 숫자가 섞이지 않도록 조율한다.
또한 고객이 일련번호를 수기 기입할 때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바코드를 먼저 인식토록 하고, 불가피할 경우 광학문자인식(OCR)이나 수기 입력을 하도록 프로세스를 배정한다. 이후 유심 일련번호와 입력 일련번호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본인 확인이 가능한 인증서를 통해 마지막 과정까지 체크를 거친다. KB알뜰폰의 경우 바코드 입력 방식이 없고, 수기 입력을 디폴트로 해 고객 오기입이 발생해도 개통이 진행된 것이다.
KB리브모바일 신규 개통 고객은 KB국민인증서 등을 통해 본인 확인 과정을 거치지만, 유심 재발급 등록 시 유심 일련번호 일치 여부에 대한 확인 과정이 생략된 것으로 드러났다.
고객에게 배부하는 유심에 문제가 있는지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유심과 유심 일련번호가 일대일 매칭이 되지 않더라도 개통이 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고 통신사와 무관하게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유심 일련번호가 오입력되더라도 개통 명의는 원래 고객 것으로 부여돼, 본인인증 등을 통한 제3자 개인정보 탈취나 금융사기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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