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됐다. 다자간 경쟁 구도에서 친윤(친윤석열)대 반윤 중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7·23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등록을 나흘 앞둔 20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그리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이어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출마 배경을 밝혔다.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원 전 장관은 지난 4월 총선에서 험지 인천 계양을에 출마했다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패한 바 있다.
5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20일 출마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보수 정당의 험지인 인천에서 21대에 이어 22대 총선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한 전 의원장도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는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이미 여의도 대산빌딩에 선거 캠프 사무실도 차렸다. 최고위원 러닝메이트로 장동혁·박정훈 의원을 선택해 함께 뛸 채비를 갖췄다.
유력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나경원 의원도 막판 고심 중이다. 현역 의원들을 만나 의견 수렴에 나서, 금명간 출마 선언이 예상된다. 여기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추가 도전 할 가능성도 남아있지만 현재로선 4자대결로 대진표가 그려질 확률이 높다.
다자 경쟁 구도로 전당대회가 치러지면서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반윤계'로 대표주자가 된 한 전 장관의 대항마를 고심해온 친윤계가 원 전 장관과 나 의원 중 어느 쪽에 더 힘을 실을지가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친윤 그룹들이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을 동시 지원해 한 전 위원장의 과반 득표를 막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이번 전대에서는 개정된 룰에 따라 국민여론조사 20%를 반영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5일 뒤인 28일 결선을 한번 더 치르게 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다자 경쟁 구도가 되면서 일단 전당대회 흥행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며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기류를 꺾을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험지인 서울 도봉을에서 당선된 김재섭 의원은 이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제 무대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당에서 동력을 모으는 일이 제가 지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