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에어컨과 창문형에어컨, 에어서큘레이터, 얼음정수기 등 여름가전 판매량이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이 역대 가장 더운 4월로 기록되는 등 예년 대비 이른 더위가 찾아온데다 올해 역대급 무더위가 예상되면서 일찌감치 여름가전을 찾는 수요가 폭발했다.
23일 주요 가전 제조사들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여름가전 판매량이 상승했다. 특히 낮 최고온도가 30℃를 넘어서면서 냉방가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오프라인 매장 삼성스토어는 지난 4월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특히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이 155% 치솟았다. 거실 외에 방마다 냉방가전을 따로 배치해 무더위를 이기려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가정용 시스템에어컨 판매는 지난 한 달간 판매가 작년 대비 25% 증가했다. 올해 1~5월 누적 판매는 15% 이상 늘었다. 지난주에만 일평균 1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LG전자는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스탠드형 AI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최근에는 창문형 에어컨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를 출시했다. 스탠드, 벽걸이, 이동식, 창호형에 걸쳐 AI 에어컨 풀라인업을 갖추고 여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얼음정수기 시장도 호재를 맞았다.
코웨이는 지난 4~5월 얼음정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충남 공주시 유구공장에 위치한 정수기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통상 더위가 시작되는 5월 말부터 얼음정수기 수요가 늘어나는데 올해는 4월부터 얼음정수기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웰스는 1㎏ 대용량 아이스룸을 갖춘 얼음정수기 신제품 '아이스원 얼음정수기'가 지난 4월과 5월에 걸쳐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0% 늘었다. 아이스원 모델 인기로 얼음정수기 판매 비중도 8%에서 19%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교원웰스 관계자는 “10잔의 아이스 음료를 한 번에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넉넉한 얼음을 공급하는 게 고객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일전자도 이른 무더위에 에어서큘레이터와 선풍기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과 5월에 걸쳐 에어서큘레이터와 선풍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 늘었다. 이달 들어 수요가 더 급증하면서 온라인, 홈쇼핑 등 다양한 판매 채널에서 마케팅 대응을 높이고 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이달 들어 낮 기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냉방가전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며 “올 여름 냉방가전 제조사들이 수요 대응에 더 바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