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택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전북지역 CTO 기관장으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선도”

이규택 제7대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이규택 제7대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많은 이들이 전북은 산업과 연구개발(R&D) 기반이 취약하다고 하지만 전북에는 전국에서 대전 다음으로 많은 23개의 정부 출연 및 국·공립 연구기관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산·학·연 연계로 사업화를 추진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규택 제7대 전북테크노파크 원장은 “테크노파크가 연구기관-대학-기업간 가교 역할로 우수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개발한 기술의 사업화를 견인한다면 전북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추진 중인 바이오 특화단지를 꼭 유치해 '전주-정읍-익산'을 연결한 정밀의료 삼각벨트를 구축해 동물용 의약품을 시작으로 첨단 정밀·재생의료 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하는 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전북의 싱크탱크로서 다양한 산업발전 정책을 수립하고, 중대형 국책과제를 발굴하고 수주하는 데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4월 취임해 임기 2년차에 들어간 이 원장은 “전북특별자치시대를 맞아 전북 산업의 대전환과 기업의 고도성장을 도민과 함께 견인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1년이 지났다. 소회는.

▲엊그제 전북테크노파크 원장으로 취임한 것 같은데 벌써 1년이 훌쩍 지나갔다. 지난해 4월 20일 취임하자마자 3개월가량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주말도 없이 동분서주했던 게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전북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서울토박이로 그동안 전북은 관광객으로 가끔 한 번씩 방문했었는데 지금은 가족과 함께 전주에 내려와 생활하고 있다. 전북도민으로서 전북이 사람과 기업이 모이는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발전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가장 기억에 남거나 보람된 성과는.

▲전북테크노파크 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주말도 없이 이차전지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 결과 지난해 7월 이차전지특화단지 유치에 성공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산업 기반이 약한 전북에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가 쉽지 않다는 말이 많았지만 전북특별자치도와 새만금개발청 등 여러 기관이 힘을 합쳐 성공적으로 특화단지를 유치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삼성전자와 연계해 도내 중소·중견기업에 대기업의 제조혁신기술과 노하우 전수를 연계한 디지털전환 시스템 도입을 지원하는 '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한 것도 자부심을 느낀다.

-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 프로젝트에 대해 좀 더 설명해 달라.

▲산업현장을 다니다 보면 기업체에서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개선 등을 위한 생산현장 혁신 지원 필요성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스마트공장 PD로 근무하던 시절 2015년 국내 최초로 스마트공장구축 사업을 기획해 추진한 적이 있다. 지난해 전북으로 온 뒤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지역 내 중소기업의 완전한 디지털전환을 견인하기 위해 하드웨어 구축 외에 대기업에서 근무한 엔지니어를 각 기업에 매칭해 현장혁신을 위한 노하우를 같이 전수하는 '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 프로젝트'를 기획해 추진하는 등 전북에서 다시 한 번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의 꽃을 피웠다.

현재 30명의 대기업 출신 멘토가 스마트공장을 구축 중인 25개사에 파견돼 제조현장 혁신을 지원하고 있고 올해 총 70개사에 파견돼 제조현장의 스마트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연계해 삼성의 관리시스템을 지역 내 기업에 접목하도록 설계했고 전북과 도내 14개 시·군이 이번 사업에 함께 참여해 수요기업 발굴과 사업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에 성공했는데 향후 계획은.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는 전구체 등 핵심광물 가공과 리사이클링 전초기지로 자리를 잡아 갈 예정이다. 전북테크노파크는 이차전지 핵심소재 개발 지원과 사용 후 배터리의 테스트를 통해 재사용·재활용을 구분하는 자원 선순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차전지 관련 기업 유치와 기업 지원을 위해 연구개발(R&D)과 기술사업화 지원 등 다양한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를 기반으로 새만금에 10조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2028년까지 65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일자리 20만개 창출, 지역내총생산(GRDP) 비중 2.7%에서 3.5%로 상승 등 경제유발효과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차전지 외에 중점 추진 중인 특화산업 육성 전략은.

▲전북의 미래 먹거리 하면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 디지털'을 말할 수 있으며 에너지·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이차전지 및 그린수소 관련 산업 육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화두로 떠오르고 있고 국가 12대 전략산업 기술 중 하나인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산업 분야는 이제 필수적으로 모든 산업과 융합이 돼야 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지고 집중 육성해야 할 것이다. 그중 바이오산업은 농생명산업과 연계해 여러 분야로 확장이 가능하다. 전북도가 추진 중인 레드바이오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 등 바이오산업 육성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했는데 달라진 테크노파크의 위상과 역할은.

▲전북테크노파크는 지역의 최고기술책임자(CTO) 기관으로서 전북도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중견기업으로 육성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별법에 반영된 124개 특례 가운데 바이오 융복합 등 생명경제분야와 미래에너지, 이차전지산업진흥, 전북형 산업지구 지정 등 신산업과 기업육성 분야의 특례를 발굴해 특별법에 반영하는 데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테크노파크는 디지털 대전환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SW기업 육성 지원 및 신규 사업 기획, 이차전지·수소·풍력 등 에너지 산업 육성, 도내 유망 중소기업 발굴 및 육성을 위한 R&D 등 기업지원, 대학-기업-연구기관과 연계한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규택 제7대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이규택 제7대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 현황은.

▲지역내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중견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0년부터 중소기업 성장사다리 육성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도내 유관기관과 협력해 매년 50여개의 기업을 선정해 '돋움기업→도약기업→선도기업→스타기업→글로벌강소기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선도기업 등 성장사다리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5년 동안 R&D, 환경(E)·사회(S)·지배구조(G) 경영도입, 기술사업화, 수출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매년 10개 내외의 기업이 매출성장을 통해 선도기업에서 글로벌강소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성장사다리기업이 상위 단계로 도약하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2023년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우리나라 중소 제조기업의 평균 매출증가율은 0.8% 수준이나 선도기업으로 지정된 기업은 연평균 5% 이상의 매출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지역경제 성장에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남은 임기동안 이루고자 하는 사업과 목표는.

▲대학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안정적으로 근무하던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7개의 정보기술(IT) 기업을 창업해 운영하는 등 도전적인 삶을 살아왔다. 이러한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 에그를 개발해 상용화했고, 300여개의 특허를 출원할 수 있었다. 아무 연고가 없었던 전북에서 테크노파크 원장으로 근무하는 것도 큰 도전이라고 생각하며 인구감소로 성장 잠재력이 낮아지고 있는 전북경제 활성화를 위해 한 획을 그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임기 내에 전북의 성장스토리를 만들어 보고 싶다.

-내부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지역의 CTO 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임직원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에 힘쓰고 있다. 원장으로 취임하고 나서부터는 한 달에 두 번씩 바이오, 디지털, 방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테크 토크(Tech&Talk)라는 오픈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학습 분위기가 도내 출연기관에도 확산되어 다양한 자체 세미나와 포럼을 개최하며 직원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민과 기업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 직원에게 테크노파크가 전북의 싱크탱크가 될 수 있도록 기획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국내 지자체 최초로 기획전문가(PS) 제도를 만들어 현재 디지털전환PS와 바이오헬스PS가 일하고 있다. 대규모 장치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산업화 시대에는 전북을 비롯한 지역이 조금 뒤처진 듯 했지만, 지식산업이 중심이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역이 국가 발전을 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규택 제7대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이규택 제7대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이규택 전북테크노파크 원장은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석·박사 출신으로 대우전자에서 8년여간 엔지니어로 근무한 뒤 디지털앤디지털, 이피지, 인터브로 등 7개의 기업을 창업해 회사를 경영했다. 2009년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 에그를 상용화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임베디드SW 및 스마트공장 PD로 근무하며 2015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을 기획했으며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산업부 신산업MD 및 알키미스트MD로 활동하며 산업의 판도를 바꿀만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R&D 발굴을 총괄했다. 2023년부터는 전북테크노파크 원장으로 취임해 전북의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고, 현재는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 등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전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