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총선 내내 진심을 다해 외친, 민심에 반응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민의힘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으로 진짜 책임을 다하려 한다”라며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회견을 열고 “지난 두 달간 복기와 성찰의 시간을 보내면서 국민의 준엄한 요구를 생각했다. 고심 끝에 오랫동안 정치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바꿨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한 고민을 앞장서서 하겠다”며 “대한민국 전체의 국익과 파이를 키우는 반도체, AI, 에너지, 바이오 등 과학기술과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그 과정에서 정치인의 의견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보수 정치의 핵심은 실용주의와 미래를 향한 유연성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치가 해야 할 일은 과학과 에너지에 정쟁과 이념을 덧씌우는 것이 아니라 선견지명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기반을 제공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산업을 예로 들은 그는 “AI 시대를 맞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향후 몇 년 안에 전력 소비량이 엄청나게 폭증할 것”이라며 “앞으로 5년, 10년을 바라보고 지금 대비해야 한다. 정치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은, 송전망을 파격적으로 증설하고 소형모듈원전 등을 도입해 전기 발전량을 확보하여 풍부하고 저렴한 전력을 기업들과 연구소, 대학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학기술 및 에너지를 비롯한 국가적 핵심 정책들에서서 '이념'의 때를 벗기고 '실사구시'하겠다”며 “먹고사는 문제에서 정치가 민생을 잡아먹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당정 관계 재정립' 필요성을 언급하며 “당이 정부 정책 방향이나 정무적 결정에 대해 합리적인 비판이나 수정 제안을 해야 할 때, 엄두조차 못 내는 상황들이 반복됐다”며 “의석수가 부족한 국민의힘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길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제가 건강하고 수평적이며 실용적인 당정 관계를 (만드는) 역할을 하겠다”며 “꼭 필요할 땐 합리적인 견제와 비판, 수정 제안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