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김인수 지구·환경공학부 교수팀이 공압출로 고분자를 섬유화하는 방사 공정을 통해 고성능 혈액투석용 중공사 분리막(중공사막)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새로 개발한 분리막은 기존 제품에 비해 수투과도에 비해 400%, 요독 제거 효율은 150%은 증가한 반면 단백질 손실량은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상용화될 경우 혈액투석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전망이다.
말기신부전증 환자는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해 혈액 내 요독 물질이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않아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 치료가 필요하다. 이중 혈액투석 환자는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혈액투석은 중공사막을 이용해 혈액 내 요독 물질을 제거함으로써 신장 기능을 대체하는 치료법으로 환자의 혈액을 중공사막 내측으로 순환시키고, 외측으로 투석액을 순환시켜 혈액 안에 있는 요독 물질을 제거한다. 혈액투석 시 사용되는 혈액투석용 중공사막의 성능은 혈액투석의 효율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연구팀은 중공사막 제조 시 삼중 방사노즐을 이용해 고분자 용액을 방사하면서 외측에 유기용매를 동시에 방사하는 공압출 방사 공정을 도입했다. 중공사막의 내측과 외측 기공 구조를 동시에 조절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요독 물질 제거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연구팀은 중공사막의 내측과 외측의 기공 구조를 동시에 조절하기 위해 중공사막 제조 시 삼중 방사 노즐을 사용해 노즐 중앙과 최외각 층에 흐르는 용액의 조성을 조절했다. 혈액투석용 중공사막의 내측의평균 기공 크기는 약 8.4나노미터(㎚), 외측 평균 기공 크기는 내측 기공 크기의 약 230배에 달하는 1.9마이크로미터(㎛)로 조절했으며, 중공사막의 단면을 요독 물질 수송에 유리한 단일 핑거형 구조로 최적화했다.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분리막은 일반적인 이중 방사노즐로 제조한 혈액투석용 중공사막에 비해 순수 수투과도는 400%, 요독 제거 효율은 150% 증가했으며 단백질 손실량은 54% 감소했다. 해외 글로벌 기업의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상용 혈액투석용 중공사막과 비교해 요독 제거 효율 및 혈액 내 단백질 손실 저감 측면에서 우수한 혈액투석 성능을 보였다.
김인수 교수는 “공압출 공정을 통해 중공사막의 기공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해 혈액투석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혈액투석용 중공사막을 개발했다”며 “향후 혈액투석용 중공사막이 상용화될 경우 기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혈액투석용 중공사막을 대체할 뿐 아니라 신장질환 환자의 치료 효율을 크게 개선해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역혁신 선도연구센터(RLRC),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 및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사업(TIPS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화학공학 분야 상위 3.5%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한편, 김인수 교수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혈액투석용 중공사막 국산화를 위해 고성능 혈액투석용 중공사 분리막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21년 혈액투석용 중공사 분리막 제조 기업 이노셉을 설립해 현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및 국제물협회(IWA) 석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