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 핵심, 초전도석 건강검진 결과는…16년 장기 운전에도 '최대 성능' 유지

KSTAR 초전도선재 확대 화면.
KSTAR 초전도선재 확대 화면.

한국의 인공태양 'KSTAR' 초전도자석 제작·운영 기술 우수성이 실험적으로 검증됐다. 향후 핵융합 에너지 실현을 위한 혁신기술 확보 기반이 공고해졌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원장 오영국)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 장기간 운전의 초전도자석 영향 평가를 위해 초전도자석 성능 검증 시험을 수행한 결과, 최대 성능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핵융합 장치 초전도자석은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고 제어하기 위한 자기장을 만들어낸다. 특히 KSTAR는 세계 최초로 나이오븀-틴(Nb3Sn·나이오븀-주석) 소재 초전도자석을 적용한 장치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핵융합 실증로 초전도자석도 동일 소재다.

KSTAR 초전도자석은 2008년 장치 운전 시작 이후 매년 대전류·고자장 등 극한 핵융합 환경에 반복 노출돼 왔다. 이에 성능저하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매년 약 15킬로암페어(㎄) 전류에서 교류 손실(교류 전류가 흐를 때 전기 장비·회로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측정한다.

올해에는 초전도자석 성능을 직접 평가하고자 펄스 방식(장치를 가동후 멈췄다가 재가동하는 주기적 운전법)으로 운전하는 '중심 솔레노이드 자석'에 15~25㎄로 단계적으로 전류를 높이는 실험을 수행했다.

실험 결과 25㎄ 전류 인가 시에도 상태 데이터가 모두 안정적이었고, 교류 손실로 인한 총 발생 열량은 과거보다 더욱 줄어 자석이 더욱 안정됐다. 이는 향후 KSTAR 운전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KSTAR 초전도자석 실제단면(CICC).
KSTAR 초전도자석 실제단면(CICC).

KSTAR 초전도자석은 0.8㎜ 초전도 선재 다발로 이뤄졌고 선재는 2마이크로미터(㎛) 두께 크롬 코팅이 돼 서로 절연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반복된 고자기장 운전으로 크롬 절연층 품질 저하가 발생하면 교류 손실이 커지고 온도가 상승해 운전 제약이 발생한다.

KSTAR 초전도자석이 16년간 약 3만4000회 이상 반복 펄스 운전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 초전도자석 제작 기술 우수성 및 KSTAR 장치의 안정적인 운전 역량 덕이다.

검증 실험 담당 연구자인 이현정 초전도시스템연구그룹장은 “KSTAR는 전 세계 유일하게 나이오븀틴으로 초전도자석을 제작한 핵융합 장치”라며 “운전 과정에서 확보하는 데이터는 향후 ITER 초전도자석 운전 및 핵융합 실증로 초전도자석 제작의 중요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영국 원장은 “다른 나라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신소재 초전도자석을 채택한 혁신적 도전이 현재 KSTAR의 차별성을 만들었다”며 “KSTAR 데이터와 경험을 밑거름으로 핵융합에너지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STAR 연구진은 앞으로도 매년 지속적인 초전도자석 성능 실험을 통해 성능 변화를 추적하는 한편,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을 도입해 초전도자석 성능 변화 및 수명 진단 역량을 키울 예정이다.

한편 이번 실험 결과는 국내외 핵융합 및 플라즈마 분야 최고 전문가와 신진연구자가 참여하는 국제 핵융합 및 플라즈마 콘퍼런스(iFPC 2024)에서도 발표된다. 콘퍼런스는 24~28일 서울 올림픽 파크텔에서 개최된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