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시대, '외화 서비스' 경쟁 불붙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4.4.3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4.4.3 kjhpress@yna.co.kr

은행권 외화 서비스 경쟁에 불이 붙었다. 환전이나 여행지에서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트래블카드에 이어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 내국인 등 괌범위한 타깃을 대상으로 새로운 서비스가 출현한다.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다음 달 '쏠(SOL)글로벌 통장'을 선보인다. 기존에 제공하던 '마이월드 송금 통장'보다 △해외송금시 환율, 외화송금수수료를 우대율을 30%에서 50%로 늘리고 △자동화 기기 인출수수료를 면제하며 △12개월 상해보험 무상가입 혜택을 주는 등 파격적 내용을 담았다.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나 해외 유학생 가족을 겨냥한 특화 통장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주 신규 외환 서비스 '달러박스'를 공개한다. 출범 이후 7년 동안 외화 서비스 시장에서 쌓아온 다양한 노하우를 신규 외화 서비스에 이식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송금에 이어 내놓는 신규 외화 서비스”라면서 “고객이 더욱 편리하게 외화를 이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권은 카드사를 중심으로 올 상반기 '트래블카드'로 외화 시장에서 1차전을 치렀다. 코로나 이후 증가세인 여행객 수요에 맞춰 낮은 환전 수수료, 여행지 할인, 공항 라운지 서비스 이용을 내세운 트래블카드를 연달아 내놓은 것이다. 올해만 신한카드, 국민카드, 우리카드가 각각 2월, 4월 6월 연달아 신규 트래블카드를 내놓고 격전을 펼쳤다.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전개 중인 신규 외화 서비스는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는데 따른 것이다. 여행에 이어 송금, 환전, 투자 등 일상생활에서도 외화 수요가 높아지자 이를 주목한 것이다.

환전과 송금을 태마로 한 외화 시장은 올 1월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 평생 무료' 혜택을 내놓으며 경쟁이 촉발됐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출시 3주만에 신규 계좌 60만좌를 돌파했고, 5월 들어 출시 105일만에 100만좌를 넘어섰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1월 출시 이후부터 4월 30일까지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토스뱅크에서 이뤄진 누적 환전 거래량은 총 5조8000억원에 달한다. 고객 1인당 평균 8만원 환전 수수료 부담을 줄인 셈이다.

케이뱅크도 지난 달 해외 송금 서비스 '머니그램'에서 중국·필리핀·몽골을 추가하는 등 이용국가를 늘렸다. 하나카드 역시 지난 달부터 트래블로그 이용자끼리 외화를 무료 송금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달 시중은행에 합류한 iM뱅크(옛 DGB대구은행)은 지난 달부터 유튜버들을 대상으로 수수료 면제와 100% 환율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iM크리에이터 이벤트'를 연말까지 진행 중이다. 구글에서 해외송금을 통해 지급하는 유트브 수익금에 대해 타발송금수수료와 환전수수료를 아예 면제해주겠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외화 서비스를 강화해 외국인, 유학생 가족 등 수요층 뿐 아니라 외화 잔액도 잡아둘 수 있다”면서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며 각종 수수료 비교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비이자 이익 부분을 강화하려는 은행 입장에서 외화 고객은 장기적으로 놓칠 수 없는 수요”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