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되살아나는 리튬전지 공장 화재...3만5천개 배터리 연쇄 폭발

1명 심정지·6명 중경상…내부에 19명 고립 추정

24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제조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사진은 연기가 치솟는 공장 건물. 〈화성=연합뉴스〉
24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제조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사진은 연기가 치솟는 공장 건물. 〈화성=연합뉴스〉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24일 오전 화재가 발생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리튬 전지의 화재 위험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화재는 이날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제조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시작됐다. 현재까지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 5명이 경상을 입었으며, 공장 내부에 근무자 19명이 고립된 것으로 파악되어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장에는 소방당국이 대응 2단계(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를 발령, 화재 진압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방관들은 사방에서 펌프차로 물줄기를 쏘며 불길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내부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고온과 폭발 위험 때문에 소방대원들은 화재 현장에서의 접근에 제한을 받고 있다.

불이 난 아리셀 공장은 연면적 2천300여㎡ 규모의 3층 건물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되어 있다. 아리셀은 리튬 일차전지 제조업체로, 주로 스마트그리드에 사용되는 스마트미터기를 제조하고 있다.

특히 화재 현장은 시커멓게 그을린 외벽과 흉측하게 녹아내린 자재들로 인해 폐허를 방불케 하고 있으며, 이따금 '펑'하는 폭음과 크고 작은 부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화재로 발생한 연기가 반경 수㎞ 내의 공장과 주택을 뒤덮어 현장 접근이 어려운 상태이다.

소방당국은 유해화학물질인 리튬 배터리를 취급하는 공장의 특성상 화재 진압과 폭발 위험을 우려해 통제선을 설치하고 취재진의 진입을 막고 있다. 공장 내부에는 약 3만5천개의 리튬 배터리가 보관되어 있어, 배터리가 연달아 터지며 진입이 어려운 상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화재 시 열 폭주(thermal runaway) 현상으로 인해 진화가 매우 어렵고, 다량의 불산가스를 발생시켜 인력의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공장이 장시간 화재를 견딜 수 없을 경우 건물 붕괴 위험도 있으며, 소방대원들의 안전을 절대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현재까지 소방관들은 불길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불이 잡히는 대로 인명 구조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화재 진압과 구조 작업이 완료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로 리튬 전지의 화재 위험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며, 관계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예방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