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中 중간재 수입 증가, 지역 고용에 긍정 영향”…이커머스 확장에 대비해야

대중국 수입 증가가 여타 주요국과는 달리 국내 지역 제조업 생산과 고용에는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재가 아닌 중간재를 중심으로 대중국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진출에 따른 최종 소비재 수입 증가는 제조업 생산과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지역경제는 제조업 생산이 소폭 증가하고, 서비스업 생산이 보합세를 기록하며 전분기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석유정제, 철강 생산이 줄었지만 반도체, 자동차 및 부품, 디스플레이가 증가했고 서비스업은 운수업을 중심으로 생산이 증가했다. 향후 전망 역시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제조업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서비스업은 도소매, 숙박·음식점업이 증가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지역경제보고서에서 최근 대중국 수입 증가가 지역 생산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봤다. 지난해 기준 전체 수입 대비 중국 비중은 22.2%로 1990년의 3.2%에서 크게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6개국의 경우 이처럼 대중국 수입이 증가하는 과정에서 제조업 취업자수가 1995년 대비 75%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 수가 1995년 대비 94% 수준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대중국 수입 증가가 우리나라 지역 제조업 생산 및 고용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부정적 영향보다 소폭이지만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여타 주요국과는 달리 한국의 대중국 수입이 중간재를 중심으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값싼 중간재 수입은 최종재 또는 가공단계가 더 높은 중간재 산업의 생산비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제조업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입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67.2%(2023년 기준)에 달해 미국(31.6%), 유럽(39.6%), 일본(39.0%) 등 주요국에 비해 크게 높았다.

반면 최종 소비재 증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진출로 앞으로 최종 소비재 수입이 늘어날 경우 이는 미국, 유럽 국가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제조업 생산 및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中 중간재 수입 증가, 지역 고용에 긍정 영향”…이커머스 확장에 대비해야

이예림 한국은행 지역연구지원팀 과장은 “최근 알리, 테무, 쉬인 등으로 대표되는 중국 거대 이커머스 기업의 국내 서비스 확장에 따라 국내소비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제조된 상품 대신 중국에서 생산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지고 접근도 용이해지고 있다”면서 “대중 의존도가 높은 현재의 수출·입 구조에서 탈피해 새로운 시장과 공급원을 개척하고 수출품목을 다양화하는 등 다변화를 도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