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로학원이 공개한 '주요대학 2024학년도 서연고 정시 합격점수 분석' 자료에 대응하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정반대 입장이 눈길을 끈다.
종로학원은 '어디가'에 공시된 대학 학과별 최종 등록자 70%컷 기준(국어·수학·탐구 백분위 평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인문문계 자연계 합격 컷 모두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순으로 나타났다.
고려대는 즉각 '사립대 1위'라는 홍보자료를 냈다. 고려대는 자료 발표 다음 날 '고려대, 3년 연속 정시 입시결과 사립대 1위'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보도자료는 “'어디가' 공시자료 분석 결과 고려대가 2024학년도 정시 70%컷(일반전형 국어·수학·탐구) 백분위 평균 기준으로 서울대에 이어 2위, 사립대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이다. 2022학년도와 2023학년도 입시 결과도 마찬가지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려대는 “최상위권 우수 인재 지원을 유도할 수 있는 전형 설계와 첨단분야 계약학과 신설과 확대로 주효했다”며 “고려대에 대한 인식과 선호도에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우수한 인재가 다수 지원한 결과”라고 부연했다.
반면 연세대는 '왜곡된 분석 결과'라는 해명자료를 냈다. 연세대 측은 “70%컷은 과목별 대략적인 상대위치를 파악하기 쉽도록 대교협의 공개 기준으로 임의로 가공돼 활용되는 기준일 뿐, 실제 대학이 적용하는 대학별 환산 점수의 합격선과는 거리가 멀다”며 “대학별 백분위를 갖고 우열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분석 자료를 평가 절하했다.
연세대는 이번 결과를 두고 “왜곡된 입시 분석 결과”라며 “대학은 대학 수학을 위해 준비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입학전형을 설계하고 그에 따라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대학의 상반된 입장이 입시를 앞둔 수험생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대학 입시 관계자는 “수험생은 단지 점수만으로 대학 지원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 수험생 스스로 어떤 대학, 어떤 학과가 더 나은지 알고 있다”면서 “대학의 상반된 반응이 수험생이 대학을 선택하는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다만 자신의 점수로 어느 대학을 지원해야 할지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나오게 된 것”이라며 “여전히 수험생이 입시 정보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70%컷은 합격자 100명 중 70등까지의 환산 점수를 의미한다. 똑같은 70등이라도 A대에 들어간 70등과 B대에 들어간 70등 학생은 다를 수 있다. 다만 대교협에서 공시하는 자료인 만큼 수험생이 참고할만한 공식적인 지표인 것은 맞다. 각 대학의 반응이 갈리는 이유다.
고려대 관계자는 “대교협에서 공시하는 자료이고, 대형 입시 학원에서 자료를 취합해 발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대교협이 '의미가 있다, 없다'라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자료는 대교협에서 취합해 올려놓은 것이 맞지만 해석은 대학이 하기 나름”이라고 밝혔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