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60만대, 광주형 상생일자리모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 12만대 등 연간 72만대 완성차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두 곳에 각종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는 686곳에 달하고 근로자 2만10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산업은 광주 전체 제조업체 매출액의 44.1%를 차지했다. 국내 두 번째 자동차 생산 도시인 광주는 자동차산업에 미래가 걸려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광주시가 미래차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다.
시는 최근 세계적인 자동차산업의 흐름이 전통적인 내연기관차에서 전동화·자율주행화·모빌리티 서비스화 등 미래차 전환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차세대 자동차산업 거점도시로서의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산업을 육성해 신산업 창출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4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 맞춤형 지원 방안을 확정하면서 광주 특화단지 조성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시는 지난해 3월 빛그린국가산단 지정 이후 14년 만에 유치에 성공한 광산구 오운동 일대 338만4000㎡(102만평) 규모의 미래차 국가산단을 오는 2028년까지 약 7000억원을 투입해 조성에 들어갔다. 지역 산·학·연 관계자로 기획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해 1월부터 약 30차례 회의와 15회 이상의 부처 협의, 산업계, 시의회 등의 노력을 결집한 성과물이었다.
마침 인근 자동차 전용산단(빛그린 국가산단)의 입주가 91%로 포화상태에 달한 상황에서 미래차 국가산단은 광주가 미래차 선도도시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안겨줬다. 미래차 국가산단 사업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2024 전국시도단체장 공약이행평가'에서 최우수등급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는 미래차 국가산단을 최대한 신속하게 조성해 기존 진곡 일반산단, 빛그린 국가산단 등 총 714만㎡(220만평)에 달하는 '미래차 3각 벨트'를 완성해 '내일이 빛나는 기회도시 신경제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진곡 일반산단을 미래차 부품 생산단지로, 빛그린 국가산단을 인증단지로, 미래차 국가산단을 실증단지로 육성하는 등 미래차산업 특화 콘텐츠를 마련하기 위해 10월까지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시는 미래차 산업 육성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광주그린카진흥원과 함께 올해부터 총 사업비 532억원을 투입해 미래차 소부장 기반 구축, 연구개발(R&D), 인력양성을 본격 시행한다. 320억원을 들여 자율주행차 인지(센서)·제어·통신 등 국제적 수준의 안전성신뢰성평가 시스템 및 성능평가 장비를 구축·지원해 '자율주행차 국내 1위 도시' 만들기에 들어간다. 자율주행차 소부장특화단지에 부품 생산을 위한 연구 실증기반을 마련하고 미래차 선도 기업과 부품 기업이 상생 발전하는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사업비 200억원을 투입해 앵커기업과 산업지원기관 및 부품기업 간 밸류체인을 조성해 인지제어통신의 자율차 통합제어시스템 핵심기술 국산화 및 고도화를 실현한다. 빛그린 국가산단 내 친환경자동차 부품클러스터와 부품인증센터를 운영해 늘어나는 친환경차 인증 수요와 미래차 전환에 대응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관련 지역 부품기업의 시간, 비용을 절감하고 연계 산단 활성화로 자동차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재직자를 중심으로 기초반, 심화반 등 맞춤형 기술교육을 지원하고 자율차 부품 소부장 특화단지 추진단을 구성·운영하는 등 12억원을 들여 사업추진의 전문성 강화를 꾀한다. 노후 산업단지인 옛 송암산단 일대를 자동차부품 판매 산단으로 전환하는 혁신지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이 밖에 차부품 재제조기술 글로벌 협력, 대구·부산 광역 협력, 기초과학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부품기업의 사업 재편과 전환, 금융 지원, 맞춤형 컨설팅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부장산업 강화, 자동차산업계 요구, 지역산업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 광주의 자동차산업 역량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시는 미래차 특화산단 조성사업으로 부품 국산화율을 현 50% 이하에서 80% 이상으로 끌어 올리고 취업 유발 1만6000명, 생산유발 3조원, 부가가치 1조원 등 사회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용승 인공지능산업실장은 “미래차 산업도시의 기반이 될 3개 산업단지를 탄탄히 구축하고, 이 곳에 기업을 끌어와 완성차 생산뿐만 아니라 미래차 핵심 소프트웨어인 소부장을 개발·생산·실증하는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면서 “광주가 미래차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각종 사업을 세밀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