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거치며 성장한 배달 대행 플랫폼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배민·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의 자체 배달이 증가하며 분리형 배달 플랫폼사의 입지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바로고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바로고는 최근 내부 임직원에 구조조정 진행 예정을 알리는 메일을 발송했다. 인원 200여명 가량 중 100여명 가량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바로고는 향후 협력 비즈니스의 확장과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을 이뤄내는 등 경영 정상화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로고 관계자는 “구조조정 예정으로, 이에 대한 메일이 임직원에게 발송된 것이 맞다”며 “다만 상세 내용은 아직 정해진바 없으며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바로고 외에도 다수 분리형 배달 플랫폼사는 지난해 일부 사업 축소를 통해 경영 효율화를 진행한 바 있다. 일부는 사륜 배송 등 수익이 당장 나지 않는 부문을 정리하고 이륜 배달에 집중하고 있다. 통합형 플랫폼 물량인 제3자물류(3PL) 위탁 수행과 기업간거래(B2B) 직계약 확대를 통해 법인 물량을 확보하고 수익 개선을 위한 비즈니스모델도 구축 중이다.
이같은 경영난은 엔데믹 시기 배달 시장 축소와 통합형 배달 플랫폼의 자체배달 강화가 맞물린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 배민과 쿠팡이츠 등은 무료 배달 정책을 펼치며 가게 배달이 아닌 자체 배달 건수를 늘려 나가고 있다. 라이더의 배달 대행 플랫폼 이용률이 떨어지며 프로그램 사용료도 덩달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 수익원이 건당 100원 미만의 프로그램 사용료인 것에 비해 개발 유지비, 대여금, 영업비, 운영비가 과도하게 투입되는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 배달 대행 시장에서는 다수 라이더를 확보하기 위해 배달 지점장에게 본사에서 1000~5000만원 가량의 대여금을 빌려주는 것이 관행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주문양이 감소하며 미수 채권이 발생했고 장기 미수 채권에 대한 회수율은 낮다.
업계는 배달산업이 성장기를 거치고 안정기에 돌입한 만큼, 통합형과 분리형 플랫폼사 모두 출혈경쟁을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시로 수수료, 운영정책, 영업정책 등이 바뀌면 결국 산업 내 라이더, 상점주, 배달대행업체, 플랫폼사에게 모두 직·간접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예측 가능한 산업 생태를 구축해야 시장 참여자들의 지속 가능한 상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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