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대만에 데이터센터 설립을 계획 중이라고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이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대만 북부 지역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1000억 대만달러(4조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며 구체적 계획은 연말 이전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 함께 인공지능(AI) 칩을 개발 중인 애플은 엔비디아를 견제할 목적으로 대만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애플은 수년 전부터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AI 소프트웨어를 연산할 수 있는 칩 개발을 위해 TSMC와 긴밀하게 협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엔비디아는 대만에 두 번째 AI 슈퍼컴퓨터 센터 설립을 계획 중이며,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데이터센터 설립 등에 향후 15년간 수십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은 데이터센터용으로 이미 400억 대만 달러(약 1조 7100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중국시보는 대만 출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AI 전진기지로 대만을 부각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몰리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컴퓨터에 데이터를 모아두는 시설로 AI와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등 신기술의 기반이 되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한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AI 시대 데이터센터 신설과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실시간으로 생산되는 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각국 정부도 데이터센터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만은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적극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펴왔다.
2010년 9월 첨단 제조업 기반 위에 AI와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 역량을 융합시키겠다는 전략으로 '아시아 실리콘밸리 육성 계획'을 발표했고, 1년 뒤 구글은 대만 장화현에 아시아 최초로 데이터센터 설립을 선언한 뒤 2년에 걸쳐 6억달러(약 7800억원)를 들여 완공했다.
대만은 2018년 자국을 아시아 최대 'AI 연구개발(R&D) 허브'로 만들겠다는 '스마트 대만' 전략을 발표하고 현지 AI 분야 인재 5000명 육성에 나섰고 이를 계기로 MS가 같은 해 '대만 AI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고 10억 대만달러(약 426억원)를 투자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대만 전역을 강태한 규모 7.4 강진으로 TSMC에 정전 사태가 빚어진 것처럼 대만의 '지진 변수'는 데이터센터 설립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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