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지주회사가 보유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이 제도 도입 2년 반 만에 젼년대비 3개 늘어 13개 만들어졌다. 이들은 사내 유보금 등을 활용해 벤처기업에 1764억원 이상을 신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이런 내용의 '2024년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거래법은 원칙적으로 일반지주회사와 그 소속회사가 금융사를 소유·지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2022년부터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일반지주회사의 경우, 제한적으로 CVC 주식을 소유할 수 있게 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작년 12월말 기준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는 총 13개사로 전년(10개사) 대비 3개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중 10개사(76.9%)가 일반지주회사의 CVC 제도 도입 이후 신규 설립·등록된 CVC로, CVC 제도가 시장에 순조롭게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CVC 10개사가 총 63개 투자조합을 운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63개 투자조합 중 17개 투자조합이 해당 CVC가 지주체제로 편입된 이후에 설립됐으며, 그중 13개(76.5%) 투자조합은 작년 중 신규 설립됐다. 신규 설립된 투자조합의 총 약정금액은 3637억원으로 전년(2698억원) 대비 크게 증가(34.8%)했다. 신규 설립된 투자조합의 내부출자비중은 79.1%로, 지주체제 내 유보자금이 CVC 제도를 통해 벤처투자 시장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CVC 9개사는 작년 중 101개 기업에 대해 총 1764억 신규투자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투자금액은 전년(2118억원) 대비 감소했으나, 투자 건당 투자금액은 12억4000만원에서 13억2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신규투자 금액 중 해외투자 규모는 총 145억원으로 CVC 3개사가 해외투자 내역이 있었고 이들의 평균 해외투자비중은 2.4%로 파악됐다.
초·중기기업에 대한 투자가 62.3%로 창업기업에 대한 모험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년 대비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가 감소된 반면, 투자회수가능성이 높은 중·후기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아졌다. 업종별로 보면, 이차전지 등 전기·기계·장비(27.8%), 인공지능(AI), 페이먼트 서비스 등의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21.6%), 바이오·의료(13.0%) 순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투명한 지배구조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동시에 2022년 도입된 일반지주회사 CVC 제도를 통해 신성장동력이 확보되는 한편 지주체제 내 유보자금이 벤처투자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