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필요하다는데 국내선 외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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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확산과 함께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세계적으로 CAIO 수가 늘어나지만 국내에서는 외면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세계 중견·대기업의 11%가 이미 CAIO 역할을 맡을 사람을 지정했으며, 21%의 조직이 적극적으로 관련 인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직업 관련 소셜 미디어 링크드인에서 지난 5년간 AI 총괄 책임자를 지정한 기업 수가 세계적으로 3배 폭증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국내 분위기는 이와 다르다. 특히 AI 도입 초기 기업은 CAIO 도입을 주저하는 분위기다.

AI를 기업에 어떻게 도입해 적용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CAIO 신설 등에 드는 비용이 수익으로 돌아올지 확실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한 소프트웨어(SW) 기업 최고디지털담당자(CDO)는 “기업에서 AI를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어느 부분에 AI를 도입해 수익화를 할지에 대해서 불명확한 경우가 많다”며 “AI로 어떻게 기업의 ROI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중견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는 “기존에 기업에 있던 CDO, CIO 등에 AI 관련 역할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지만 CDO, CIO가 모두 AI에 정통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경우 기업은 제대로 된 AI 전환(AX)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막상 CAIO를 영입한다고 해도 AI에 정통하면서 해당 기업의 서비스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으면 AX 전환이 힘든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국내에 AX 바람이 이제 막 불기 때문에 CAIO 도입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회사 규모나 사업 방향에 따라 다른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AX 추진 기업의 실행력을 높이려면 CAIO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동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재철AI대학원 교수는 “AX는 일부 조직이나 부서가 아닌 전사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C레벨 이상 임원이 AX를 지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