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에너지 특구 유치전 후끈…지자체 지원책은 '뜨뜻미지근'

제주도, 연말 연구용역 마무리
울산시, 온산국가산단 등 공급
전남도, 재생에너지 자원 활용
한전보다 가격 경쟁력 높여야
“분산편익 따른 인센티브 필요”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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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으로 한전과 발전사업자 간 경쟁을 허용하는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 근거가 마련되면서 다수 지방자치단체가 특구 선점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다른 지역 대비 저렴한 전기요금 체계를 마련, 기업 유치 등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분산에너지 특구 선정·운영을 위한 제반 작업에 착수했다.

분산에너지 특구는 재생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등을 기반으로 한 분산 전원 사업자와 한전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시장이다. 전기사업법 등 전력 관련 제도에 따라 지역 내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 내에서 거래하고 남는 전력은 전기판매업자(한전)에 판매할 수 있다. 전력 수요처도 한전, 분산전원 사업자의 요금을 비교해 사용 전력을 선택할 수 있다.

산업부는 내년 상반기 중 특구를 지정할 계획이다. 하반기, 관련 고시를 마련하고 특구 선정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 특구 선정 공모 시기는 내년초로 잡았다.

'첫 특구' 명칭을 얻기 위한 지자체 간 경쟁은 본격화했다.

제주도는 최근 구좌 동복과 북촌, 함덕리를 중심으로 특구를 운영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난 3월 착수한 '제주형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계획 수립 및 지정신청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는 연말께 세부 전략을 내놓는다. 재생에너지 출력제한과 전력 계통 불안정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분산에너지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특화지역 내 규제 특례, 주민·기업 수용성 제고 관련 내용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올해 하반기 도출을 목표로 산업단지와 연계한 '산업형 분산 특구'를 조성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전력 소비가 큰 울산·미포, 온산국가산단 등에 상대적으로 싼 전기를 제공해 기업 경쟁력 강화, 신산업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전략이다. 직도입 LNG 기반의 발전원이 핵심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전남도는 발전 제약 문제에 직면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RE100 대응이 기업의 주요 과제로 부상하면서 사업장 유치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경북도는 '경북형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전략을 추진중이고 인천시는 지난달 관련 연구에 들어갔다.

각 지자체가 의욕적으로 준비에 나섰지만 특구가 원활하게 작동하는데 필요한 지원책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구의 운영의 관건은 한전의 판매 요금 대비 낮은 전력 요금 확보할 수 있느냐다. 다수 지자체가 주력 분산전원으로 활용하려는 재생에너지 경우, 현재 전력도매가격(SMP),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각각 정산받고 있다. 특구 안에서 이보다 낮은 가격에 전력을 판매할 동인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LNG 발전소 또한 일부 직도입 발전소를 제외하면 한전 대비 가격 경쟁력 우위인 곳을 찾기 어렵다.

당초, 분산에너지 자원에 대한 지원 목적으로 분산편익 제공 근거를 특별법에 담으려 했지만 재정 당국의 반대로 무위에 그쳤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한전의 전기요금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산자원이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다”면서 “전기요금 정상화와 더불어 분산편익에 대한 명확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특구 모델이 원활하게 작동한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