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이 나노 단위로 제어 가능한 새로운 고체물질을 개발했다. 디지털 데이터 스토리지를 비롯해 정밀한 기계적 움직임이 필요한 분야 발전에 기여할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이용훈)은 최원영·민승규 화학과 교수팀(이하 최 교수팀)이 기계처럼 작동하는 '금속-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 MOF)'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MOF는 분자 수준의 기계 부품 교체로 기계 동작을 나노 단위로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기계는 지속적인 기술 발전으로 분자 규모 장치 설계와 기계적 움직임 등 그 특성을 높여왔지만 고체 상태의 분자 구조로 이뤄진 미세 기계를 제어하는 것은 아직까지 숙제다.
최 교수팀은 네모난 블록이 연결고리로 이어진 모양의 기계 링크 구조(Mechanical linkage) 골격체를 만들어 이 숙제를 해결했다. 이 골격체는 구성 성분 특성에 따라 다양한 구조로 조립할 수 있다.
이 골격체가 전파나 빛과 같은 파장에 따라 기계처럼 움직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온도 변화 및 용매 분자와 반응에 따라 회전 운동을 직선 운동으로 변환하는 특징도 띠었다.
최 교수팀은 기계를 연결하는 부품을 교체하면 나노 단위 정밀한 동작까지 제어 가능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아연 금속 노드와 이미다졸 유기 리간드로 제작한 골격체의 경우 같은 금속-유기 골격체 가운데 가장 뛰어난 탄성과 유연성을 보였다.
최원영 화학과 교수는 “분자 수준에서 기계 작동과 같은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는 독특한 기계적 특성을 지닌 신소재를 발견한 것”이라며 “다양한 분자 기계 부품의 탐색 및 기계 링크 구조 작동 원리에 대한 추가 연구로 디지털 데이터 스토리지 같은 특정 응용 분야에 새로운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앙게반테 케미 6월 14일자 주목받는 논문(Hot Paper)으로 온라인 게재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