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택배업계 '초격차'를 이어가고 있다. 지속적인 R&D 투자로 택배 시스템을 첨단화하고 로봇,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맞춤형 기술을 대거 선보이며 3자 물류(3PL) 시장 1위를 굳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최근 5년 간 R&D를 포함한 무형자산 투자(CAPEX)에 2056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201억원 수준이었던 무형자산 투자금은 지난해 613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3년 간 매년 최고액을 경신하고 있다.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격차가 크다. 지난해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의 무형자산 취득액은 각각 2500만원, 16억원이다. 삼성그룹 물류·시스템통합(SI)을 관장하는 삼성SDS(296억원)와 비교해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CJ대한통운은 택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지난 3월 선보인 차세대 택배 시스템 '로이스 파슬'은 택배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로이스 파슬 도입으로 CJ대한통운은 일 최대 2000만 건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연초 도입한 '로이스 오팩'은 3D시뮬레이션 기반 적재 알고리즘을 분석해 주문에 맞는 최적 크기 박스를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과대 포장 방지와 패키징 속도 개선 등 물류 효율 제고 뿐 아니라 친환경 측면에서도 고객사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같은 무형 자산 다수는 CJ대한통운 내 TES물류기술연구소가 진행한 연구활동 결과물이다.
CJ대한통운은 이같은 기술 경영을 발판으로 3PL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3PL은 배송, 보관, 재고 관리 등 물류 기능을 3자(물류 전문 기업)에 위탁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CJ대한통운은 신세계그룹과 '물류동맹'을 체결한 바 있다. 신세계 물류 운영 레퍼런스를 발판으로 3PL 고객사를 적극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 계열 G마켓과 SSG닷컴은 택배 뿐 아니라 자사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이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로봇·자동화 등 물류 최적화 효과로 배송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SSG닷컴은 CJ대한통운 물류 이관 시 비용을 연간 약 20% 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기술경쟁력이 곧 물류 산업 경쟁력이라는 인식 하에 첨단 미래 물류 기술을 연구 개발 중”이라며 “고객사 별 맞춤형 물류 서비스 뿐 아니라 공급망 전반의 가시성을 확보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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