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서울·경기·인천'에 75% 집중…'지역간 분균형' 심화 우려

벤처투자 현황 (자료:벤처투자종합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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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전체 벤처투자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지역 중심 벤처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효과로 수도권 비중이 60%대로 낮아졌지만, 올해 들어 70% 중반으로 훌쩍 오르며 지역간 불균형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30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투자종합포털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벤처투자 실적은 총 73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벤처투자 실적(9820억원)의 74.7% 규모다. 사실상 수도권에 벤처투자가 집중됐다는 의미다.

수도권 벤처투자 비중은 △2020년 말 72% △2021년 말 75.1% △2022년 말 73.2% 등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말 66.8%로 60%대로 낮아졌다.

지역별 모펀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자펀드를 조성해 지역 혁신기업, 규제자유특구 내 기업 및 유망산업 분야 중소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충청 지역혁신 벤처펀드 △부산 지역혁신 벤처펀드 △동남권 지역혁신 벤처펀드 등이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서울에 4992억원, 경기에 2018억원, 인천에 326억원 각각 벤처투자 실적을 기록하면서 다시 70% 중반으로 올라섰다.

벤처투자 수도권 집중화에 대한 우려는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양금희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모태펀드 등 벤처투자 지원정책 수도권 쏠림 현상이 불균형을 고착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지방 벤처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벤처투자 기업 대부분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업종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이들 업종의 경우 상당수 수도권에 본사를 두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벤처투자가 서울, 경기, 인천에 집중됐다. 실제 올해 1분기 업종별 투자실적에서도 ICT서비스와 유통·서비스가 2846억원, 1351억원으로 거의 절반에 달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벤처투자 수도권 집중화는 과거 국감에서도 지적됐고, 내부에서도 이를 개선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지역 벤처펀드 등을 확대하면서 이를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벤처투자 대상인 기업에서 플랫폼 기업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지방 벤처기업들에 대한 투자·지원을 확대하는 정책 지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올해 벤처투자 실적에서 전북은 0.13%를 기록하면서 단 0.1%대에 불과했고, 이어 강원이 0.36%, 광주는 0.43% 등으로 1%도 넘지 못했다.

벤처투자 현황 - 표=벤처투자종합포털
벤처투자 현황 - 표=벤처투자종합포털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