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호황에도 이외의 업종에서 부정적 전망이 확산돼 3분기 제조업 체감경기가 하향 조정됐다. 제조기업의 60.9%는 상반기 영업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봤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238개 제조기업 대상으로 '2024년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직전분기(99) 대비 10포인트(P), 전년 동기(91) 대비 2P 하락한 '89'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체감경기는 IT 경기 상승으로 수출 중심 회복세를 보였으나 내수기업과 중소기업의 부정적 전망과 전통 제조업 침체가 지속돼 제동이 걸렸다.
매출액 중 수출비중 50%를 기준으로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으로 구분했을 때, 내수기업의 3분기 전망이 10P 하락한 '88'로 집계돼 수출기업 전망치 '94'에 비해 부정적 응답이 많았다.
이는 수출 회복세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되고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내수기업의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기준치 100을 상회한 업종은 '반도체'가 유일했다.
반도체는 3분기 전망치가 전분기 대비 8P 상승한 '122'를 기록해 기준치를 크게 상회했다. AI 확산 등 IT 경기가 살아나며 고부가 메모리와 장비 수요 모두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의료·정밀기기'와 '전기장비' 업종은 3분기 경기전망이 각각 '108'과 '101'로 집계됐으나 2분기 전망치 대비 11P와 16P 하락해 반등세가 꺾였다. 제약(78) 업종은 전분기(105) 대비 하락폭이 가장 컸다.
제조기업의 60.9%는 상반기 영업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62.4%)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업 규모별로 봤을 때, 대기업(48.8%)과 중견기업(48.6%)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63.3%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대내외 리스크로 '내수소비 위축'(42.7%)과 '유가·원자재가 상승'(17.7%)을 가장 많이 꼽았다. 고금리 장기화'(12.7%), 해외수요 부진'(12.5%), 환율변동성 확대'(7.7%) 등이 뒤를 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상반기 수출 개선에도 고금리·고물가가 소비·투자 회복을 가로막으며 업종별 기업 체감경기가 다르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와 소비로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고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 전통 제조업의 수출길을 터줄 수 있는 수출시장별 틈새 전략을 민관이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